국제 정치·사회

OPEC 생산량 상한선 문제 논의나섰지만...

'원유 수출' 이란 강력 반대

이번에도 합의 물건너갈듯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제위기에 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새로운 생산량 상한선 설정 문제를 논의한다. 하지만 이란의 반대로 상한 동결은커녕 각국의 생산량 상향 가능성까지 제기돼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OPEC의 총 생산량 한도는 지난해 말까지 하루 3,000만배럴이었으나 이후 감산 합의를 이루지 못해 상한선이 폐기됐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지난 4월 카타르 도하에서 만났지만 또다시 합의에 실패했다. 4월 OPEC 국가들의 생산량은 하루 3,320만배럴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OPEC 의사결정 구조상 이번 회의에서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로 본격적인 원유 수출에 나선 이란이 상한선 설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서다. 이란은 오히려 “국가별 생산량 쿼터를 부활시켜야 한다”며 맞불을 놓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빈에 도착한 비잔 장게네 이란 석유장관은 “산유량에 대해 전반적인 상한선을 두는 것은 이득이 되지 않는다”며 “개별 회원국별로 쿼터를 설정하는 것이 좋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경제제재 이전인 2011년 하루 산유량(400만배럴)에 도달하기 전까지 감산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장게네 장관은 “우리의 하루 생산량이 380만배럴을 넘었다”며 “목표치에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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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이번 회의에서 상한선을 도입하지 못할 경우 각국이 경쟁적으로 산유량을 늘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하루 생산한도를 3,250만배럴로 기존보다 높이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한도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4월 실제 생산량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산유량을 묶어 유가 하락을 막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방안 역시 이란의 반대가 명백해 채택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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