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경유차 때리기에 뿔난 석유화학업계

"미세먼지 발생량 경유와 휘발유 차이 없어

경유값 인상으로 에너지산업 구조 왜곡될수도"

정부가 내놓은 미세먼지 대책이 사실상 경유 차량을 정조준하면서 석유화학업계가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도 파악하지 못한 채 경유 차량 ‘때리기’에 나서 에너지산업 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3일 전국 모든 노선의 경유 버스를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바꾸고 2005년 이전 출시된 노후 경유 차량의 수도권 진입을 제한하는 내용의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석화업계는 ‘미세먼지의 주범은 경유차’라는 등식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다. 연료별 미세먼지 발생량은 경유나 휘발유·CNG·액화석유가스(LPG) 등에 모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11년 내놓은 연구자료를 보면 경유 차량은 1㎞를 주행할 때 0.0021g의 미세먼지를 뿜어냈는데 이는 LPG(0.0020g/㎞)나 휘발유(0.0018g/㎞), CNG(0.0015g/㎞)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석유협회의 한 관계자는 “통상 CNG버스는 경유 버스보다 훨씬 깨끗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미세먼지를 뿜어내는 것은 두 유종이 마찬가지라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경유 차량이 휘발유 차량에 비해 절반 이상 더 낮다는 게 석화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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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수요 억제 대책에 시동이 걸리면서 석화업계는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지난해 정유사들의 석유사업 매출 비중을 보면 경유의 비율이 25%(GS칼텍스)~35.02%(현대오일뱅크)선으로 15% 안팎인 휘발유 사업보다 훨씬 높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원유를 들여와 정제 작업을 거쳐 휘발유와 경유 등을 생산하는데 경유 소비가 줄어들면 자연히 마진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또한 경유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수출길을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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