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9월 라잔 총재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그의 임기 연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인도 국내는 물론 글로벌 투자가들 사이에서도 높아지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미 시카고대 교수를 역임한 그는 지난 2013년 저성장과 고물가에 신음하던 인도 경제의 ‘구원투수’로 RBI 총재직에 취임한 뒤 ‘병든 코끼리’ 인도를 성장궤도에 올려놓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각광을 받아왔다. 취임 이후 금리 인상을 단행해 먼저 물가를 진정시키는 데 성공한 라잔 총재는 지난 1년 동안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며 올 1·4분기 인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9%까지 끌어올렸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은 “그는 세계 최고의 중앙은행 총재”라고 극찬하며 라잔이 RBI를 떠날 경우 “인도 주가와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등 즉각적인 시장의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일 라잔 총재가 임기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가자 루피화 가치와 인도 국채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그의 임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청원이 지난 3주 동안에만도 6만건 가까이 몰렸다. 코탁마힌드라애셋매니지먼트의 닐레시 샤 이사는 “라잔 총재는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했고 사람들은 그 정책이 지속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라잔 총재의 통화정책을 모두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WSJ에 따르면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 정치인들과 인도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그의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라잔 총재의 더딘 금리 인하가 인도의 산업붕괴와 실업 문제를 촉발하고 있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다.
현재 라잔 총재와 인도 정부는 그의 임기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7일 열린 RBI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라잔 총재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6.5%로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