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중국發 미세먼지… 대응책도 뿌옇다

발생 절반이상이 중국서 유입

국내용 대책만으로 효과 없어

실효성 없는 방안에 비난 일어







미세먼지 저감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중국발(發) 미세먼지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응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미세먼지가 많을 때는 80%까지 차지하는 상황에서 국내용 대책만으로는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7일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원의 30~50%는 중국 등 국외의 것이다. 고농도 시에는 60~80%에 육박한다. 문제는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막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할 방법은 도널드 트럼프가 멕시코 난민을 막기 위해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자고 한 것처럼 한국과 중국 사이에 20~30㎞ 높이의 담을 쌓는 것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라며 “중국의 공장 밀집지역 등에 인공강우를 일으켜 미세먼지를 해결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현실적인 해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피해배상 청구 등을 통한 압박 카드도 쓸 수 있는 수단이 못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우선 한국과 중국은 미세먼지와 관련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을 맺고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 만든다 해도 승소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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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제법 전문 변호사는 “피해배상 소송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승소하려면 한국 미세먼지에서 중국 미세먼지에만 있는 성분이 나오는 등 유입 사실이 확인돼야 하고 피해자가 다른 요인이 아닌 미세먼지로 말미암아 피해를 봤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며 “모두 입증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실효적 관리가 곤란한 중국발 미세먼지보다는 경유차·석탄화력발전소 등 통제 가능한 국내 배출원 관리에 역점을 두는 모습이다. 왜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을 막을 제대로 된 대책은 내놓지 않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정부는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은 교류 강화를 통해 점차 줄여나간다는 구상을 세웠다.

김법정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장은 “우리나라에 10이 날아온다면 중국 동쪽에 있는 베이징은 100을 맞는다고 보면 된다”며 “베이징에 있는 중국 고위층들이 미세먼지를 감소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고 한중 대기질 공동연구단 등 협력사업도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상황은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제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배출권거래제 도입 등 구체적인 안도 제시하고 있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중일 간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배출권거래제 도입이 실현 가능한 해법이 될 것”이라며 “베이징의 미세먼지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 도입의 경제적 실익이 중국 정부에도 주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중국도 배출권거래제를 받아들일 충분한 유인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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