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바이오산업이 S커브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고 이럴 때 선두그룹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바이오 전시행사인 ‘바이오인터내셔널 컨벤션 2016’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김 사장은 6일(현지시간) 메리어트호텔 마르퀴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경우 오는 2021년까지 추가 증산을 하는 곳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CMO)한다. 합성약과 달리 동물세포나 미생물을 이용해 약을 만든다.
김 사장은 “지난 2002년에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가동률이 45%까지 떨어졌었다”며 “산업별로 공장을 짓는 기간의 2.5배에서 3배 정도가 되면 공급과잉 시점을 맞게 되는데 바이오는 이 기간이 20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오산업 주기를 감안하면 수년 안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알츠하이머 치료를 위한 바이오의약품이 개발되면 CMO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바이오젠이나 제넨텍 등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선두업체인데 이 약이 나오게 되면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된다”며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생산규모가 400만리터인데 이게 1,000만리터도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회사의 비전을 ‘비욘드(Beyond) CMO’로 얘기하고 있다”며 “단순히 주문에 맞춰 생산하기보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생산하고 패러다임을 바꾸고 기존에 자체생산을 하던 제약사 물량을 우리가 더 싸게 생산해 가져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전세계 반도체 생산의 60%를 넘듯, 바이오로직스도 바이오의약품 생산에서 최소 50%를 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바이오의약품과 관련해 삼성의 분석기술이 좋아 글로벌 제약사에서도 삼성의 분석기술을 쓰기를 원하는 곳도 있다”며 “아직 미약하지만 올해부터는 CRO(연구개발 대행기업)의 성격도 갖게 된다”고 전했다.
다만 당분간은 지금처럼 선택과 집중을 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바이오산업을 키우려면 세금혜택과 전문인력, 클러스터 3가지가 있어야 한다”며 “바이오산업이 발전하면 세수확보, 일자리 증가, 관련 산업 유발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