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전자 "연구 인력은 '연구'만"

연구위원 등 관리업무서 제외... 겸임 비중 축소

R&D 경쟁력 강화 이어 '일하고 싶은 문화' 조성

LG전자가 연구·전문위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18년까지 조직 관리 등 후선 업무를 겸임하는 전문위원의 비중을 80%가량 줄인다. 실제 연구에 투입돼야 할 인력이 조직관리 등에 신경 쓰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연구 부문의 경쟁력도 그만큼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7일 LG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황호건 최고인사책임자(CHO) 명의의 전직원 대상 공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전문위원 조직 책임자 비율 축소 계획안’을 밝혔다. 공지 내용을 보면 LG전자는 2018년을 목표로 연구·전문위원 관리조직을 현행 20% 이내로만 유지한다. 연구·전문위원이지만 팀장 등의 역할로 인해 조직 관리에 할애하는 시간 때문에 실제 연구에 몰입하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연구·전문위원이면서 조직 책임자를 맡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현행 대비 80%까지 축소된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연구 전문위원 중 조직 책임자 등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 위한 3개년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LG전자는 관련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 작업이 절반가량 진척된 상태라고 밝혔다.


LG전자가 연구·전문위원의 조직 관리자 업무 겸임을 줄이는 것은 경쟁력 강화 차원이다. LG전자 내부에서는 연구·전문인력임에도 팀장 등의 역할을 하며 인사 관리 등을 신경 써야 해 실제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고 성과가 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조치를 통해 내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연구·전문위원의 연구 역량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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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이번 결정이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조직 혁신과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치는 LG전자 직원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LG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내공모제도 활성화에도 나섰다. 사내에서 원하는 분야로 지원해 옮길 수 있는 제도로 지금까지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다음달 사내공모 시스템도 열고 사내공모제도 활성화에 나선다.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올해 초에도 사내공모로 자동차부품(VC)사업부와 에너지사업센터 등 21개 분야로 30여명이 옮기기도 했다. 4년 이상 한 부서에서 근무한 직원이 원하는 부서로 옮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 밖에도 인사 문화 혁신을 통해 팀장 없는 날,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방안 등을 이미 도입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LG전자의 결정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인 자동차부품이나 에너지저장장치 사업 등에 필요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존 인력이 일하고 싶은 문화를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LG전자가 조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파격적인 인사 제도 개혁에 나서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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