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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떼어낸 현대엘리, 쉰들러와 관계회복?

현대상선 지분 1%대로 줄어

갈등요인 '상선 지원문제' 해소

"우호세력으로 돌아올 것" 전망






현대엘리베이(017800)터가 대주주 감자 결정으로 부실 계열사인 현대상선(011200)과의 연결 고리를 끊으면서 2대 주주인 스위스쉰들러(쉰들러홀딩AG)와의 관계 회복에 나설지 주목된다. 쉰들러는 지난 2006년 현대그룹이 KCC와 경영권 분쟁을 겪을 때 현대엘리베이터의 백기사로 등장했지만 이후 자금난에 빠진 현대상선의 지원 문제를 놓고 현대그룹 측과 대립각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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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엘리베이터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대주주 지분을 7대 1로 축소하는 차등 감자안을 결의했다. 감자안과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현재 17.5%인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상선 지분은 1%대까지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며 쉰들러가 다시 현대의 우호세력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2대 주주인 쉰들러가 그동안 줄기차게 반대해왔던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상선 지원 문제가 이번 감자를 계기로 해소되기 때문이다. 2006년 KCC그룹으로부터 적대적 M&A에 노출됐던 현대그룹은 쉰들러를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현대엘리베이터가 자금난에 빠진 현대상선을 돕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파생상품 계약을 맺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영업흑자를 내고도 현대상선의 적자로 지분법 손실이 늘어난 점은 쉰들러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는 1,56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현대상선의 당기 순손실(6,270억원)에 따른 지분법 손실로 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 대주주 감자로 현대엘리베이터에 400억원이 넘는 장부 가치 하락 손실이 발생하는데도 쉰들러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은 현대상선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구조조정 돌입을 앞두고 현대상선으로부터 넘겨받은 현대L&R·현대아산·현대종합연수원 등 계열사의 향후 처리 방향에 따라 쉰들러가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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