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직원 2만5,000명 재택근무...도요타의 파격 실험

일주일에 2시간만 회사서 근무

이르면 8월부터 전면 도입

노동력 부족 해법될지 주목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전사적인 재택근무 제도를 시행한다. 적시생산 시스템(JIT)으로 제조업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도요타기 그동안 닛산자동차 등 일본 내 일부 기업만 실시하던 이 제도를 전면 시행하기로 하면서 ‘재택근무’가 고령화·저출산으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일본 경제의 해법이 될지 주목된다.

9일 도요타자동차는 노동조합에 본사 전체 직원 7만2,000여명 중 인사·경리·영업·개발 등에 종사하는 ‘종합직군’ 2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1주일에 2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 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도입은 사내운영 시스템 등의 정비가 완료되는 8월께며 공장에서 근무하는 기능직 사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지난 3월 도요타자동차 노조는 요구안(월 3,000엔)보다 낮은 임금인상안(2,000엔)을 받아들이는 대신 재택근무 등 근무방식 개혁을 연내 시행하겠다는 사측의 제안을 수용한 바 있다.



그간 도요타는 육아 중인 사원을 대상으로 제한적 재택근무를 시행해왔지만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기능직 사원을 제외한 본사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이를 전면 도입하기로 한 것은 JIT 못지않은 파격적 실험으로 평가된다.


제도 도입의 배경에는 일본이 마주한 저출산과 고령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에서는 나이 든 부모의 간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는 직장인이 연간 10만명에 달하면서 이를 가리키는 ‘가이고리쇼쿠(介護離職)’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만큼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상황 가운데 재택근무가 경험이 풍부한 관리직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또 여성이 육아 문제로 퇴직하는 사례를 방지하고 남성의 육아활동을 촉진한다는 목적도 제도 시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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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는 재택근무자를 위해 보안기능을 강화한 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데이터를 외부 서버에서 집중 관리하되 단말기에는 흔적이 남지 않는 클라우드 구조의 컴퓨터를 전사적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신문은 이 제도 도입으로 본사 직원 중 매일 수백명 정도는 사무실로 출근하는 대신 재택근무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재택근무 등 회사 밖에서 근무하는 제도를 도입한 기업의 비율은 2000년 말 2.0%에서 2014년 말 11.5%로 증가했다. 앞서 닛산자동차는 2006년 재택근무를 도입한 후 이를 2010년 생산직을 제외한 전 사원에게 확대했으며 재팬타바코는 2015년 본사 정규직 사원을 대상으로, 일본 마이크로소프트는 5월부터 2,4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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