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비관론' 들고 돌아온 소로스

"中경기둔화, 세계경제 악영향"

안전자산 금·금광 주식매입 등

9년 공백 깨고 직접투자 나서

조지 소로스조지 소로스


헤지펀드 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 조지 소로스(85)가 세계 경제 비관론을 앞세워 9년 만에 귀환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운용자산 300억달러 규모의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창립자인 소로스가 오랜 공백을 깨고 직접투자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로스는 지난 2007년 미국 부동산 거품 붕괴를 예상해 2년간 1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후 자선활동, 민주당 후원 등에 집중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소로스는 그동안 펀드 운용상황을 면밀히 지켜봤지만 올해 초부터 스스로 투자하고 기업 임원들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이는 소로스펀드에서 거시투자를 담당했던 스콧 베센트가 지난해 자신의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을 설립해 떠나면서 생긴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서다. 평생의 장기인 거시투자를 직접 챙길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위기를 맞았을 때마다 큰돈을 번 소로스가 또다시 세계 경제 부진과 격변을 예고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소로스는 이번에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과 금 광산 주식을 사들였다. 그는 1992년에도 영국 파운드화 폭락에 베팅해 10억달러를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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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중국발 위기론을 펼쳤다. 그는 WSJ에 보낸 e메일에서 “중국은 자본유출과 외환보유액 고갈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치 리더십을 둘러싼 내부 갈등에 직면하면서 앞으로 몇 년간 금융 이슈를 다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로스는 “정치 시스템이 불투명해 경제개혁을 지속하는 데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중국 경기둔화가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난민 문제, 그리스 재정위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가능성 등으로 유럽연합(EU)이 붕괴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좋은 투자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만약 영국이 떠나면 다른 나라도 이탈하면서 EU 분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영국 국민투표가 임박할수록 잔류 여론이 많아질 것”이라며 브렉시트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소로스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소로스는 올 들어 금광 업체인 배릭골드 주식을 매입해 9,000만달러를 벌었고 금 가격도 올 들어 19%나 올랐다. 하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3%가량 오르면서 주식 매도로는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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