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현대상선, 용선료 20% 가량 깎았다

외국 선주 22곳과 인하합의

연간 1,500억원 가량 비용절감

채권단 공동관리 중인 현대상선이 외국 선주들에 지급해야 할 용선료를 연간 1,500억원가량 낮췄다. 전체 인하폭은 20% 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9일 채권단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현대상선은 외국 선주 22곳과 용선료 인하에 최종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맺은 사실을 10일 오전께 발표할 예정이다. 용선료 인하와 관련한 최종 계약은 이달 말쯤 체결한다.

이번에 재조정한 용선료는 향후 3년6개월간 지급해야 할 2조5,300억원 중 5,300억원가량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현대상선 측은 연간 1,500억원 정도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해운업 불황에 따른 운임 하락에도 불구하고 장기 계약을 맺은 탓에 시세보다 60%가량 비싸게 배를 빌려 쓰고 있었다. 채권단에서는 현대상선에 자금을 지원해도 결국 지원금의 상당 부분이 외국 선주들에 돌아간다는 점에서 용선료 인하를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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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용선료 인하율은 채권단과 현대상선이 애초 목표로 했던 30%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해외 선주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계 선주 조디악과 같이 선박금융을 적극 이용하는 선주의 경우 선박을 구매할 때 금융사로부터 돈을 빌리기 때문에 받은 용선료의 상당 부분을 이자 비용으로 물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상선이 구조조정에 들어갈 경우 용선료를 아예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현대상선 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상선은 앞서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8,000억원 규모의 채무조정에 성공하고 이번에 용선료 협상 또한 마무리한 만큼 남은 숙제인 해운동맹 가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해운동맹 가입이 완료돼 다음달께 출자전환을 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현대상선 지분 약 40%를 보유한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사채권자와 해외 선주들 또한 출자전환 후 각각 20% 안팎의 지분을 갖게 된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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