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계기로 반격에 나섰다.
신 전 부회장은 10일 일본 현지 특파원을 대상으로 긴급성명을 내고 “창업 이후 최대 위기상황이라는 중대성에 비춰 정기 주총에 앞서 롯데홀딩스 및 종업원지주이사회에 대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협의의 장을 설치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이 운영하는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이라는 일본어 홈페이지를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 체제의 문제점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며 ”이 사태에 대한 일본롯데홀딩스의 해명과 설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방안에 전력 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롯데홀딩스는 신 전 회장과 신 회장의 개인 지분이 각각 1.6%, 1.4%에 불과한 반면 이사회가 지배하는 종업원지주회 등이 과반이 넘는 지분을 갖고 있어 이사회의 협력이 있어야 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7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이후 1년 가량이 흐른 현재 신 회장은 사실상 신 전 회장을 제치고 경영권을 굳힌 것으로 보는 해석이 많았다. 신 전 부회장은 올해 2월 자신이 경영권을 되찾으면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에 1인당 25억원 상당의 주식을 배분하겠다고 파격적인 제안까지 내놨으나 3월 주주총회에서 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수사를 통해 호텔롯데 등 한국 롯데에서 비자금 조성 사실이 발견되는 등 도덕적 문제점이 불거지면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신 전 부회장 쪽으로 다시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가 신 전 부회장에게 반격의 기회가 된 것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준비를 위해 줄곧 일본에 머무르던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한국에 들어와 현재 병원에 입원한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을 간호하고 있지만 주총 준비를 위해 조만간 일본으로 다시 떠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이달 말 있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현 롯데 체제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며 경영권 흔들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번 수사의 칼 끝이 신 회장 뿐 아니라 신 전 부회장을 겨눌 가능성도 있어 ‘대세’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