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롯데 비자금 수사] "韓·日 롯데 자금흐름 열쇠" 일본인 금고지기 소환이 분수령 될듯

수사 초점 어디로...

계열사간 자산거래 과정 日회사 관여 여부 조사

신격호·신동빈 자금성격 규명 핵심으로 떠올라

롯데쇼핑 日서 1조대 고리 차입금 의혹도 집중

신격호 비밀금고서 빼돌린 30억·서류뭉치 찾아내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이 사정당국의 강도 높은 비자금 수사로 창사 70여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등에 등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송은석기자재계 5위의 롯데그룹이 사정당국의 강도 높은 비자금 수사로 창사 70여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등에 등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송은석기자


검찰이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한 수백억원의 뭉칫돈을 찾는 데는 단 사흘이 걸렸다. 검찰은 자금의 성격 규명과 함께 해외 거래 등 자금의 일본 유출에 대한 집중 수사에 돌입할 태세다. 특히 법조계와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일본인 자금관리인 G씨의 소환 시기가 해외거래 관련 의혹을 규명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격호·신동빈 연간 수백억 자금 받아=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1년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계열사 자금을 받아 운용했다는 정황을 파악해 자금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0일 17곳에 이르는 동시다발 압수수색에서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롯데호텔 33층에 있던 금전출납부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지난주 말 자금관리인 L씨 등의 소환조사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1년에 백수십억원의 자금을 계열사로부터 받아 운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신동빈 회장 역시 연간 200억원 이상을 계열사로부터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에 소환된 롯데 오너 일가의 재산관리인들은 이 돈을 “배당과 급여”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배당과 급여로 보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다는 판단이다. 더불어 압수수색 당시 신 총괄회장의 개인 금고가 텅 비어 있었던 점 등 은폐 정황을 고려할 때 비자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한일 롯데 금고지기 G씨 소환 시기는=현재 검찰이 밝히고 있는 롯데그룹 비리 수사의 초점은 △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의 배임 의혹 △그룹 및 총수 일가의 불법 부동산 거래 등 세 갈래다. 검찰은 이 가운데 비자금 조성 과정과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 일본 계열사 등이 관여하거나 일본으로 자금이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이 “새로 접근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며 “해외거래 부분도 문제점이 있다면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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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안팎에서는 롯데그룹 내 한일 양국의 자금 관리인으로 손꼽히는 G씨의 소환 시기가 수사의 진도를 가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G씨는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국내 금융 관련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이자 일본롯데홀딩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동시에 역임하고 있다. 여기에 신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경영권 표 대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일본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의 이사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는 지분의 93.83%를 보유한 일본롯데홀딩스를 최대 주주로 두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의 경영권을 장악하면 자연스레 국내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구조다. 현재 신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의 31.1%를 지닌 종업원지주회를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이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종업원 지주회는 종업원들이 구성원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지주회 이사장이 전권을 지닌 구조”라며 “지난해 7월 신동빈 회장이 자신의 측근을 이사장으로 선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인물이 바로 G씨다. 특히 G씨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부터 양국의 자금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G씨를 소환 조사하면 일본과의 자금 의혹에 다가섰다는 신호로 풀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롯데쇼핑 고리 일본대출 이용 의혹도=롯데그룹은 지배구조 특성상 계열사 운영자금의 상당 부분을 일본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계열사 가운데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1조3,192억원가량의 장기외화차입금을 두고 있는데 이에 대한 금리는 10.75%로 11%에 육박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한국에서 빌린 원화 차입금 1조60억원의 최저 금리는 연 1.91%에 불과하다. 호텔롯데 역시 일본롯데에 올해 1·4분기 말 기준으로 1,026억원의 차입금을 두고 있다. 국내의 싼 이자를 두고 굳이 일본에서 고금리로 자금을 차입한 이유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해외거래도 성격이 다양하다”며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흥록·진동영기자 rok@sedaily.com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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