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정수기, 커피 정수기 등 복합 기능 정수기를 처음으로 선보인 청호나이스가 중국과 유럽 등 30여개국 시장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석호 청호나이스 대표는 13일 서울 서초구 청호나이스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지난 2006년 중국의 가전업계 2위인 광동메이디와 설립한 정수기 합자법인에서 처음으로 배당이 들어오면서 사업이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정수기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동메이디 그룹과 세운 정수기 제조 회사인 불산시미디어청호정수설비제조유한공사는 중국 시장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면서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그 동안 로열티는 지속적으로 받아왔는데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마케팅 투자를 많이 하면서 이제야 본격적으로 배당이 들어오게 됐다”며 “현재는 일시불로 판매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 중국 시장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렌털 판매를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호나이스는 유럽 시장에도 주목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서 소규모 사무실을 중심으로 커피 정수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새로운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인기 있는 커피 정수기는 이달과 다음 달에 독일 바이어가 1,500대, 이탈리아 바이어가 1,000대를 초도 주문을 했다. 정수기 보급으로 시장이 커진 일회용 커피 믹스 시장이 줄어들고 원두커피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상황을 보고 2014년 처음으로 내놓은 커피 정수기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커피 캡슐을 이탈리아에서도 커피 마니아들이 즐겨 마시는 ‘에스프레소 이탈리아’를 시중 커피캡슐 가격의 절반가량으로 공급하는데다 자동세척기능으로 세균번식 문제를 최소화해 유럽 전시회에 나가면 반응이 상당히 뜨겁다”며 “커피 정수기 사업은 이제 막 시작이고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3년 내 커피 정수기 보급이 지금보다 더 늘어나면 청호나이스는 커피캡슐도 직접 생산해 커피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커피 정수기를 활용한 카페와 정수기·화장품·건강보조식품 판매장을 결합한 매장도 선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기존 직영점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카페와 판매장을 결합해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고 일부 대리점주들도 이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호나이스의 실적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얼음정수기의 경우 2014년 8만6,940만대가 팔렸지만 지난해에는 8만9,134대가 팔렸고 커피정수기는 같은 기간 판매량이 6,276대에서 1만6,182대로 껑충 뛰었다. 일반 정수기도 10만6,062대에서 12만2,256대로 증가했다. 매출액도 2005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에는 3,584억원을 달성했다.
청호나이스가 매번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은 품질 덕이 크다. 국내 정수기는 윤석금 웅진 회장이 1980년대 말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를 통해 처음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당시 웅진코웨이의 연구소장으로 일하며 국산 정수기를 처음으로 개발한 것은 청호나이스의 정휘동 회장이었다. 개발자 출신 오너의 품질 경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청호나이스는 매년 매출액의 7%를 연구·개발(R&D)비로 투자하고 있는데다 정수기로 걸러내는 유해물질의 수도 국내 업체 중 가장 많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정수기를 선보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