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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판 쯔위 사태'...로레알 시총 3조3천억원 증발

‘홍콩판 쯔위 사태’가 벌어졌다. 로레알그룹이 반중국 성향의 홍콩 가수 데니스 호를 통해 판촉행사를 진행하려고 했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에 행사를 취소했다. 이에 중국, 홍콩, 프랑스 등에서 로레알그룹 불매 운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로레알의 시가총액은 나흘 사이 약 3조3,000억원이 날아갔다. /연합뉴스‘홍콩판 쯔위 사태’가 벌어졌다. 로레알그룹이 반중국 성향의 홍콩 가수 데니스 호를 통해 판촉행사를 진행하려고 했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에 행사를 취소했다. 이에 중국, 홍콩, 프랑스 등에서 로레알그룹 불매 운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로레알의 시가총액은 나흘 사이 약 3조3,000억원이 날아갔다. /연합뉴스


‘홍콩판 쯔위 사태’로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의 시가총액이 나흘 새 25억 유로(3조3,000억원)나 증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로레알그룹은 랑콤, 비오템, 로레알 파리, 헬레나 루빈스타인 등 500개 이상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대만 둥썬신문은 랑콤이 반(反) 중국성향인 홍콩 가수 데니스 호의 판촉행사를 취소한 직후 로레알그룹의 주가가 지난 7일 168.8유로에서 10일 163.4유로로 뚝 떨어지며 시가총액이 25억 유로 감소했다고 13일 보도했다. 특히 지난 10일 로레알의 주가는 2.07%나 폭락하며 20억 유로가 하루 만에 증발했다.


랑콤은 데니스 호를 초청해 오는 19일 홍콩에서 신제품 판촉을 위한 콘서트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국 누리꾼들의 불매운동 압력에 ‘안전’ 문제를 들어 계획을 전격 취소했고 이에 중국, 홍콩, 프랑스 등지에서 비판이 거세졌다.

데니스 호는 2014년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인 ‘우산혁명’ 당시 끝까지 현장을 지키다 체포된 바 있다. 지난 달엔 티베트 독립의 상징적 인물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등 반중국 성향이 다분하다.


중국 누리꾼들은 물론 행사 취소에 분노한 홍콩인들도 로레알 제품에 대해 불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랑콤 불매운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랑스의 한 퇴직교사가 데니스 호를 계속 판촉모델로 쓸 것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에 들어갈 것을 밝히며 서명운동에 나섰다. 현재 7만3,000명이 서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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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랑콤으로선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을 저질렀다. 어떤 방식으로든 위기를 풀 가능성은 없다”며 “사건이 잊혀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무슨 대응을 하든 상황만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로레알그룹의 2위 시장이다. 이번 사태로 로레알그룹은 중국 사업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전략 컨설팅업체를 운영하는 션 레인은 “외국계 기업들에 홍콩과 중국 시장은 지뢰 매설지나 다름없다”며 “중국·홍콩 간 대립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외국 기업은 모델 선정 시 양측의 정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레인 사장은 “외국 기업들에 중국 시장이 결정적이어서 결국 중국 소비자 수요에 영합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말 대만 대선을 앞두고 대만 출신 한국 JYP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가 과거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든 사실이 알려져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은 뒤 동영상을 통해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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