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롯데 비자금 수사>일본 자금으로 세운 '제2 롯데'...롯데 정체성 논란 또 불거지나

日롯데홀딩스·미즈호은행서

롯데물산, 공사자금 대부분 차입

前공군중장에 13억 뒷돈 정황도

롯데그룹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망이 제2롯데월드 인허가 비리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수사로 한일 롯데 간 지배구조를 들여다보고 있는 검찰은 제2롯데월드 공사자금의 상당액이 ‘일본 자금’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최대 숙원이었던 제2롯데월드는 이명박 정부의 직간접적인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던 사업이다. 당시 이 사업에는 공군 활주로 변경 문제 등 국가 차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던 터라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특혜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업자금 대부분이 일본 금융자본이라는 점이 재조명되면서 롯데그룹의 정체성 논란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타워 사업의 주 시행사인 롯데물산은 3조원대 공사비를 대부분 외부에서 조달해 충당했다. 롯데물산의 최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는 지난 2009년 100억엔(약 1,112억원)을 장기차입금으로 제공했다. 만기가 도래하면 이를 연장해주는 식으로 지원을 이어갔다.


일본 시중은행도 적극 동원됐다. 롯데그룹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미즈호은행은 2014년 롯데물산이 발행한 1,000억원의 사모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1,000억원을 빌려줬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도 다섯 차례에 걸쳐 2,000억원을 대출해줬다. 이율은 연 3%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즈호은행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일본 사업 초기부터 밀월관계를 유지하면서 롯데그룹의 각종 사업에 자금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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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그룹 핵심사업에 일본 자금을 주로 활용한 것은 일본의 초저금리 기조로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롯데물산이 공모채를 내지 않고 주로 사모채를 발행해 자금을 차입한 점이 수상하다고 지적한다. 공모채를 발행하려면 감독당국에 회사채 신고서를 내야 하는데 제2롯데월드 사업과 관련한 정보가 알려지는 것을 꺼린 탓이라는 해석이다.

검찰은 최근 롯데 측이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 예비역 공군 중장에게 13억여원의 ‘뒷돈’을 주고 로비를 시도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날 2차 압수수색 대상에 제2롯데월드 사업의 주 시공사인 롯데건설을 포함한 점도 수사 확대 정황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다만 검찰은 제2롯데월드 관련 자료를 상세히 살펴보고 있지만 ‘우선 수사 대상’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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