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제2롯데월드 수사 착수할까···MB정부 ‘친구 게이트’ 진실은?

과거 부진하던 제2롯데월드 갑작스러운 허가 떨어져

당시 제2롯데월드 총괄 책임자, 이 전 대통령 대학 동기

이 때문에 '친구 게이트' 의혹 나돌기도

롯데그룹 비리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제2롯데월드도 수사 대상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연합뉴스롯데그룹 비리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제2롯데월드도 수사 대상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연합뉴스


롯데그룹 비리 수사와 관련, 검찰이 제2롯데월드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2롯데월드 수사가 시작되면 롯데그룹 내부뿐만 아니라 정·관계로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2롯데월드의 시행사인 롯데물산이 지난 2011년쯤 공군 중장 출신 천기광(69)씨가 운영하는 업체에 컨설팅비 명목으로 12억 원이 넘는 돈을 건넸다는 구체적인 의혹이 불거졌다. 롯데 측이 부담하기로 한 활주로 각도 변경 공사비가 애초 수천억 원으로 예상됐는데 이 비용이 천억 원 안팎으로 줄어드는 데 천씨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 측은 활주로 공사와 공군에게 제공할 장비 선정 등에 대한 심사분석과 업무 대행을 위해 천 씨 회사와 정당한 계약을 맺었던 것이라고 설명했고 검찰도 제2롯데월드는 수사대상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제2롯데월드가 지난 정권에서 활주로 각도를 7도에서 3도만 트는 조건으로 갑자기 허가가 났고, 이 과정에서 롯데가 청와대와 정부 등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은 아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롯데가 MB정권 시절 가장 많은 특혜를 누린 대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롯데는 김영삼정부 시절인 1994년부터 제2롯데월드 신축을 추진해왔으나 군 당국은 성남 서울공항 이착륙 안전 문제 때문에 ‘절대 불가’입장을 고수해 벽에 부딪쳤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취임 1년만인 2009년 3월 군 당국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던 제2롯데월드가 사실상 건축 허가를 받았다. 군 당국은 활주로 각도를 3도 트는 공사비용을 롯데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반대 입장을 철회했다.

이밖에도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면세점의 시장점유율(54.9%) 때문에 독과점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AK면세점 인수ㆍ합병을 승인해 줬다. 2012년에는 롯데는 국세청에서 맥주 제조 허가를 받았는데, 그 직전 정부는 맥주 제조 면허를 위한 저장시설 기준을 완화해 줬다.

그 결과, 롯데그룹은 MB정권에서 몸집을 엄청나게 불렸다. MB정부 5년 간 자산은 43조원에서 96조원(현재 103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고, 계열사도 46개에서 79개(현재 93개)로 급증했다. 재계순위도 5위로 뛰어올랐다.


당시 제2롯데월드 인허가 문제를 총괄했던 책임자는 장경작(73) 전 호텔롯데 사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이자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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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던 2005년 호텔롯데 대표로 영입됐다. 2008년 2월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호텔부문 총괄사장으로 승격돼 호텔사업은 물론 면세점사업과 롯데월드 사업까지 관리했다.

이 시기에 롯데에 대한 특혜가 끊임없이 잇따르자 당시 야당에선 ‘친구 게이트’라는 말까지 나왔다. 당시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 그만두고 몇 년 후 반드시 이 문제(제2롯데월드 인허가) 롯데 게이트로 발전한다”며 따져 묻기도 했다.

청와대는 ‘의심암귀(疑心暗鬼ㆍ의심하면 마음 속에 망상이 생겨 불안함)’라며 세간의 의혹을 근거 없는 주장으로 일축했었다. 한승수 국무총리 역시 “절대로 게이트로 발전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정리를 하겠다”고 답했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 검찰이 롯데그룹 전반에 대해 수사에 나서면서 그동안 묻혀 있던 제2 롯데월드 인허가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15일 관련해 “그동안 입수된 첩보를 바탕으로 장기간 내사를 진행했다”며 “특히 올 3~4월 롯데그룹 내부 사정과 관련해 상당량의 기업 첩보가 들어와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지난해부터 ‘형제의 난’을 거치면서, 베일에 가려진 그룹 경영정보가 새어나와 검찰 수사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검찰이 결국 MB 정부 인사들에게까지 칼을 들이댈 경우 이번 롯데 수사는 7년전 강 의원의 예견대로 롯데 게이트로 번질 수도 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2010년 롯데를 나온 장씨는 현대아산 대표 등을 거쳐 2014년 1월 1일, 이 전 대통령이 2009년 사재 330억원을 출연해 만든 장학재단인 ‘청계재단’ 감사로 합류해 이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김인경인턴기자 izzykim@sedaily.com

김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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