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칼출퇴근 없어지니…휴가 안쓰고도 해외여행 GO!

삼성 조직 DNA 바꾸기 '신바람'…자율출퇴근제 시행 후 모습

주 4일간 9시간 근무하면 금요일엔 오전 10시 퇴근

월·금요일 회의도 없어져…간부급들도 동참 움직임

이달 발표 '인사혁신안' 어떤 내용 담길지 관심



#삼성전기 과장 A씨는 금요일 아침 일찍 출근해 오전만 일하고 금요일 오후부터 사흘 동안 해외여행을 떠났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평소보다 오래 근무하는 대신 금요일 오후를 여유롭게 쓸 수 있는 자율출퇴근제를 활용한 것이다. 금요일 오후 사무실에 직원 한두 명만 남아 있는 모습은 어느새 전혀 낯설지 않은 모습이 됐다.

삼성전기가 지난달부터 자율출퇴근제를 전면도입하면서 삼성그룹의 모든 전자계열사가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하게 됐다. 특히 자율출퇴근제를 처음 도입한 삼성전자는 시행 1년이 지난 만큼 제도를 잘 활용해 만족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일부터 생산직을 제외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시작해 오전6시에서 오후6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하도록 했다. 다만 하루 4시간 이상, 주 40시간 이상 반드시 근무해야 한다.

예를 들어 4일을 9시간씩 근무한다면 하루는 저녁 6시에 출근해 10시에 퇴근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 삼성전기는 연구개발(R&D)직군에 한해 자율 출퇴근제를 도입한 후 5월부터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한 달 동안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금요일·월요일 회의가 없어지고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회의가 진행된다는 것”이라며 “임직원들이 스스로 시간 관리를 잘해서 여행을 다녀오는 등 자율 출퇴근제에 만족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원급들이 자율출퇴근제를 자유롭게 활용하면서 간부급들도 서서히 동참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기의 자율출퇴근제 전면 도입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이 제도가 다른 계열사로 확산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도 지난해부터 자율출퇴근제를 실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오전6시부터 오후1시 사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8시간 근무하는 자율출근제를 시범 시행한 뒤 2012년 수원 DMC연구소(세트 부문)에 첫 도입했다. 이후 디자인과 R&D직군 등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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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제도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다른 삼성 계열사로 확산될 확률이 높은 만큼 이달 발표될 삼성전자의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이 삼성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3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선포한 가운데 이달 안으로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 선발형 승격, 성과형 보상 등 4가지 방향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을 수립,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출퇴근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삼성전자에서는 직원들이 대체로 제도에 만족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IM 부문의 한 직원은 “가족이 있는 직원들의 경우 오전에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유치원에 등원시키고 출근한다”며 “아이가 아프면 중간에 퇴근하는 것도 더 이상 눈치 볼 일이 아니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출근시간이 여유로워지면서 서울에서 수원으로 통근하는 직원들은 버스를 놓쳐도 조급해하지 않아도 되고 회식 다음날에는 조금 더 여유롭게 출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율 출퇴근제가 남의 이야기인 부서들도 있다. 자율 출퇴근제를 막는 부서는 없지만 업무 부담이 많은 몇몇 부서에서는 시행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연일 출근하는 곳도 있다. 삼성전자 재무팀 소속의 한 직원은 “회사 전반적으로는 자율 출퇴근제가 잘 시행되고 있지만 업무 특성에 따라 우리 부서를 포함한 어떤 부서에서는 시행되기 어려운 거 같다”며 “금요일 오후2시에 퇴근하는 다른 부서 소속 직원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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