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초저금리시대의 로보어드바이저

얼마 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또 인하했다. 0.25%포인트 낮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1.25%를 기록했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에 시장은 동요했다. 15.4%의 세금을 제하고 나면 이자소득이 물가상승률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더는 예·적금으로 자산증식이 어렵고 주식시장 또한 몇 해째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도대체 어떻게 자산관리 해야 하는가’라는 투자자들의 깊은 고민이 들리는 듯하다.

경제적 환경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지면서 자산관리 방법 또한 예전과 달라져야 하는 것은 누구나 직감할 수 있는 사실이다. 기업 배당수익률이 기준금리를 넘어서며 더욱 주목받는 배당주 투자, 미국 금리는 우리와 반대로 인상되는 흐름에 따라 원화보다는 달러자산 보유 등 다양한 노하우가 소개되고 있으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한 가지 있다. 바로 투자비용 절감이다. 주식·채권·펀드 등 모든 금융자산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판매 및 운용을 주관하는 금융회사에 적정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자산관리 시스템 구축, 금융거래 데이터 관리, 전문 인력 고용 등 금융기관에 그에 합당하는 비용을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같은 투자, 다른 비용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투자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온라인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옷이나 전자제품 등 같은 물건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때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할 때 가격이 다른 것과 같은 원리다. 영업점, PB 등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각종 비용을 없앤 온라인 금융상품은 투자자에게 훨씬 적은 비용을 요구한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펀드의 판매보수가 연 1%라고 한다면 온라인 펀드는 연 0.35% 수준이다. 0.65% 비용을 아낀다는 것은 세금을 제한 예금금리 수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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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로보어드바이저의 인기에도 온라인 자문기능뿐 아니라 투자비용 절감에 대한 갈망이 묻어있다. 미국의 경우 고객자산 기반 자문보수가 연 1~1.5% 수준이며, 정액보수 형태로는 연간 300만원까지 지불하기도 한다. 상담 시간당 30만원가량 수취하는 경우도 있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반면 로보어드바이저는 기구축된 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문업자의 노고에 대한 보답이 필요 없어지고 소액의 이용수수료만 내면 된다. 조만간 국내에도 독립투자자문업자 제도가 도입되면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1%대 초저금리 기조는 쉽게 방향을 바꿀 것 같지 않다. 그래서 투자비용을 아끼는 습관은 투자자의 무의식 속에 더욱 자리 잡아야 한다. 비용절감은 로보어드바이저를 비롯한 온라인 금융시장의 발전이 투자자에게 줄 수 있는 큰 혜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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