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공항대신 김해공항 확장]김해공항 확장땐 수십억달러 절감...경제성·후폭풍 고려 '제3의 카드' 낙점

접근성·소음·비용측면 모두 앞서

국내 공항 14곳 중 11곳 적자인데

신공항까지 건설땐 부담가중 판단

장마리 슈발리에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수석 엔지니어가 2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공용 브리핑룸에서 영남권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장마리 슈발리에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수석 엔지니어가 2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공용 브리핑룸에서 영남권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해공항이 접근성과 소음·비용 등 모든 면에서 영남권신공항 후보지였던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를 앞서며 후보지를 둘러싼 오랜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기존 지역 공항 대부분이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다시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신공항 후보지 선정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정치적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권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을 벌여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국토교통부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영남권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최종 보고회’를 열어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우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다른 두 후보 지역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적게 드는 등 경제성에서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ADPi는 밀양에 활주로 2개를 건설하는 것보다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이 1조7,000억원 정도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덕도의 경우 매립비용이 들기 때문에 김해공항은 물론 밀양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김해공항은 이미 기존에 건설된 도로망을 활용할 수 있어 접근성은 물론 비용면에서도 다른 두 후보지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의 경우도 신규 역사 건설이나 기존 역사와의 연결 등을 고려했을 때 김해공항과 밀양은 20억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덕도는 30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계산됐다.


장마리 슈발리에 ADPi 수석 엔지니어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경우 4조3,000억원의 비용이 예상되는 반면 밀양은 활주로가 하나인 경우 4조7,000억원, 두 개인 경우에는 6조원이 소요된다”며 “가덕도도 활주로가 하나인 경우 7조7,000억원, 두 개는 10조6,000억원으로 추산돼 김해공항 확장 방안이 가장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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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김해·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방 공항이 수년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신공항이 아닌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항 중 흑자를 낸 곳은 김포(1,309억원), 김해(1,051억원), 제주(920억원)뿐이었다. 나머지 대구·광주 등 11곳의 공항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에 신공항이 들어서는 지역인 영남권을 들여다봐도 흑자를 낸 곳은 김해뿐이다. 대구·울산·포항·사천 모두 적자다. 지방 공항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 다시 새로운 지방 공항을 건설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제 지난 2009년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비용 대비 편익비율(B/C)을 보면 밀양 0.73, 가덕도 0.7로 두 곳 모두 1을 넘지 못해 경제적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평가를 바탕으로 2011년 두 후보지 모두 부적합 판정을 받아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되기도 했다.

이번 결정을 놓고 교통·항공 전문가들도 대체적으로 “수긍할 만한 결론”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미 5년 전에도 밀양과 가덕도 모두 경제성이 없어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이 났던 곳”이라며 “5년 전과 마찬가지로 현재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경제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허종 한국항공정책연구소 고문도 “ 김해공항의 수요가 급증한 만큼 시설을 더 확충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게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새로운 기법을 적용하면 김해공항 시설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날 ADPi가 밝힌 것처럼 ‘국론 분열’ 우려가 나올 정도로 가열됐던 두 지역의 정치적 후폭풍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경제성과 함께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안’이 최종 선택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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