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 확장] 입 닫은 靑...정치적 논란 차단 주력

4대 구조개혁 추진에 집중 전망

'TK 허탈감'은 또다른 부담 될듯

영남권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선이라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용역 결과가 발표된 21일 청와대는 아무런 공식·비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예상 밖의 결과를 예고하듯 박근혜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발표에 한 시간 앞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공항의 ‘신’자도 꺼내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참모들은 모두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청와대가 이처럼 입을 다문 이유는 정치적 논란을 우려해서다. 그간 청와대는 “용역 결과가 중요하다”는 원칙론 외에는 신공항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논란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아울러 신공항 입지 선정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혀왔다.


그러나 이날 나온 김해공항 확장 방안은 묘하게도 오히려 정치적 선택으로 보일 수 있다. 가덕도든 밀양이든 어느 한 곳으로 결정되면 여권 핵심 지지기반인 영남이 완전히 갈라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를 우려해 가덕도와 밀양 두 곳 모두를 입지에서 제외하고 기존 공항인 김해공항을 확장하자는 ‘인위적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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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이야 어떻든 청와대는 이날 ADPi와 국토부가 김해공항 확장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났다. 박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남은 임기 동안 4대 구조개혁 등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 유권자의 허탈감은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의 선물설’ 등 이미 밀양으로 결정됐다는 소문이 사전에 퍼지면서 TK 지역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TK 지역 유권자들이 역차별을 받았다고 오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게 또 다른 정치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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