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다음주 그룹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하며 금융사 멤버십 서비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현재 하나금융의 ‘하나멤버스’가 사실상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KB금융과 우리은행 또한 조만간 통합 멤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 올 하반기 금융사 멤버십 대전(大戰)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30일 그룹사 통합 멤버스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번 통합 멤버스 서비스는 신한카드의 간편결제 기반 모바일 플랫폼인 ‘판(FAN)’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선보인다. 신한카드가 업계 1위 사업자인데다 그룹사 포인트를 고객이 사용하기 가장 편한 카드사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어 이 같은 방법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카드에서 제공하는 ‘마이신한포인트’ 또한 통합 멤버십 서비스 출시에 따라 명칭 변경안을 놓고 최종 조율을 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신한은행에서의 적금 가입이나 신한생명에서의 보험료 결제 등이 통합 포인트만으로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FAN과 제휴 중인 홈플러스·동부화재·GS리테일 등 18개 업체에서도 통합 멤버스 포인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어 이용 폭도 점차 넓어질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포인트 제도의 핵심은 어떻게 포인트를 쌓고 또 쓰느냐인데 제휴사들을 꾸준히 넓혀 고객이 쉽게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또 하나의 금융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KB금융 또한 3·4분기 출시를 목표로 국민카드가 주축이 돼 통합 멤버십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 고위관계자는 “은행 서비스를 포인트화하기는 쉽지 않은 반면 카드는 이미 관련 서비스가 구축돼 있다는 점에서 카드를 중심으로 한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1일 신규 멤버십 서비스인 ‘위비멤버스’를 내놓는다. 위비멤버스는 기존 우리카드 고객에게 제공하는 ‘모아포인트’를 은행 포인트와 통합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은행 거래마다 일일이 포인트를 쌓아주며 향후 편의점이나 대한항공·쇼핑몰 등과 제휴해 서비스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이 같은 금융사 멤버십 대전 속에서 가장 여유를 갖고 지켜보는 곳은 바로 하나금융이다. 지난해 10월 하나금융이 출시한 하나멤버스는 다음달 가입자 5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으며 이제는 금융사 멤버스 서비스를 넘어 하나의 플랫폼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나멤버스 출시 이후 KEB하나은행의 활동성 고객 유입량 또한 이전 대비 2배가량 많아졌으며 ‘원큐카드’ 등 연계 상품 또한 덩달아 인기를 끄는 등 그룹사 간 시너지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금융사들이 이같이 멤버십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는 배경에는 고객 충성도 강화 측면 외에 금융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 앱의 경우 해당 은행 계좌가 없는 고객을 끌어들이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인데다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잇따라 금융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어 기존 시장 지배력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멤버십 서비스 출시 후 초기 역마진을 감수하고서라도 가입자 몰이에 공을 들인 후 어느 정도 플랫폼으로서의 입지가 안정화됐을 때 수익 모델 창출에 나선다는 것이 대형 금융사들의 복안이다. 실제 이들 금융사는 멤버십 서비스 개발시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성공 사례를 상당 부분 참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