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단은 함경북도 성진시(북한명 김책시) 북쪽 화대군에 위치한 곶 지형의 해안 절벽이다. 신생대에 있었던 칠보산의 화산 폭발 당시 용암이 동남쪽으로 흘러 바다에 이른 현무암 지층이 오랜 세월 동안 바람과 파도의 작용으로 높고 가파른 절벽을 형성하고 있다. 평균 해발이 78m나 되며 북쪽으로 가면 500m까지 높아진다. 절벽 위에서 바라보면 거세게 부딪치는 파도의 모양이 마치 춤추는 것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 무수단(舞水端)이다.
북한에서 가장 긴 바닷가 절벽인데다 경관이 좋아 북한 당국도 1980년 천연기념물 제312호로 지정했다. 무수단 주변 바다는 특히 500~1,000m의 깊은 바다여서 명태·임연수어·오징어·가자미 등 수산자원이 풍부하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에는 이 앞바다에 대규모의 정어리 떼가 출현해 나라 경제가 크게 좋아졌다는 신문 보도도 있다. 또 명태로 유명한 명천 앞바다가 바로 붙어 있다. 특히 이 지역의 미역과 곤포(다시마)는 두꺼우면서 품질이 좋아 예로부터 임금님 진상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남쪽에서는 무수단이 북한 미사일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북한은 미사일 개발 상황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성공한 경우 뒤늦게 명명(命名)하고 대대적인 선전에 나선다. 그래서 2,500~4,000㎞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도 사실 미군 첩보위성이 처음 식별한 발사기지가 무수단리 일대였다는 점에서 편의상 붙여진 이름이다. 탄도 미사일의 기본인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2007년 처음 실전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에 공개된 것은 2010년 노동당 창건일 당시 군 열병식에서다.
북한이 지난 22일 동해상으로 쏜 무수단 미사일 2기 중 1기가 400㎞ 비행에 성공했다고 한다. 올 들어 여섯 번째의 시도 끝이기는 하지만 상당한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돼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북은 ‘화성10’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괌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고 대대적 선전에 나서고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이를 계기로 더욱 무모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름다운 무수단이 언제나 제 이름과 본뜻을 찾을 것인가. /온종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