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정부세종청사에서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의 영향 및 대응’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박경철 해운물류국장을 포함해 김우호 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 양창호 인천대 교수, 임종관 한국해양대 교수, 한종길 성결대 교수가 참석했다.
북미와 남미 사이에 위치한 파나마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64㎞의 해상 통로로 지난 2007년 확장공사에 들어간 지 10년 만인 이달 26일 공식 개통된다. 이번 확장으로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은 기존 4,4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에서 최대 1만3,000TEU급으로 확대된다. 전 세계 선박의 97%가 파나마운하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운하가 개통되면 미 동부 항만에서 우리나라까지 약 45일 걸렸던 운항 기간이 25일로 단축된다.
김 본부장은 이날 발표에서 파나마운하가 확장 개통되면 내년 개편될 글로벌 해운동맹 3곳(2M·오션·디얼라이언스) 가운데 2M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운하 개통으로 아시아와 미 동부 해안 노선의 주간 수송능력이 약 11.8% 확대되며 이 노선에 공을 들이는 2M의 경우 주간 수송능력이 109.1% 향상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본부장은 “2M은 이달부터 칭다오~부산~파나마~휴스턴~마이애미 등지로 이어가는 신규 서비스를 개시했다”면서 “장기적으로 미 동부 해안 항로에 1만TEU급 내외 대형 선박을 투입할 수 있는 2M과 오션얼라이언스가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주력 선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디얼라이언스는 향후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산항의 미주 환적 물량은 늘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부산항이 미주로 가는 마지막 항구(last port)가 될 가능성이 커서다. 다만 경쟁 심화로 부산항에 되레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었다. 임종관 해양대 교수는 “경쟁 운하인 수에즈운하가 통항료를 낮추면 싱가포르~유럽~미 동부 해안 등으로 이어지는 노선의 가격이 더 싸질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부산항의 환적 물량이 싱가포르나 홍콩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