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응애" 울음소리 5개월째 줄었다

취업난에 만혼 늘고 양육비 부담 커져

4월 출생아수 3만5,300명

작년 동기대비 7.3% 줄어

감소폭 29개월 만에 최고



갈수록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다. 전국 출생아 수는 5개월 연속 감소했고 감소 폭(전년 대비)은 29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취업난으로 결혼이 늦춰지는데다 전세난, 양육 및 교육비 부담이 커지면서 젊은이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까닭이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4월 출생아 수는 3만5,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감소했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출생아 수는 통계청이 월간 출생아 수를 집계한 2000년 4월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출생아 수 감소 폭으로는 2013년 11월(-12.3%)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컸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출산하는 연령대인 20대 후반, 30대 여성 인구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며 “산모 연령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출산율과 비교하면 30대 후반만 소폭 늘었을 뿐 20대 후반, 30대 초반에서 모두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이유는 취업난으로 결혼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결혼 뒤에도 육아 및 교육비 부담 등으로 아이를 낳는 부부가 줄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혼인 건수는 2만2,8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00건(-7.7%) 감소했다. 시도별 혼인 건수는 대구와 울산, 제주 등 3개 시도는 늘었고 서울과 인천, 광주 등 8개 시도는 줄었다. 그 외 6개 시도는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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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과 육아·교육비 부담도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택매매 건수는 4월 28.4% 감소한 데 이어 5월에는 18.8% 줄었다. 경기둔화와 주택매매 감소로 인구이동이 줄면서 5월 거주지를 옮긴 사람은 58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다. 지난 3월(-11.0%), 4월(-13.1%)보다 감소율이 둔화됐지만 통상 이사철로 구분되는 3~5월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낮다.

시도별(전년 누계 대비)로 보면 정부청사 이전 등으로 전국에서 인구 유입이 가장 활발한 세종이 출생아 수가 증가한 반면 서울·부산·대구 등 14개 시도는 감소했다. 세종시는 출생아 수가 50% 증가하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세종시의 출생아 수 증가는 30대 공무원 부부들이 많은데다 전국 최고 수준의 출산장려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종시는 지난해부터 첫째 아이 출산 장려금을 전국 최고 수준인 120만원으로 올렸다. 올해부터는 전국 최초로 산모 전원에게 산모 도우미의 도움을 보름 동안 받을 수 있도록 45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서울(-5.4%), 경기(-5.2%), 인천(-4.4%) 등 수도권의 감소 폭이 컸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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