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종합)한숨돌린 신동빈, 앞으로 석 달에 롯데 '운명' 달렸다

주총서 일본 주주 지지 확인했지만 檢 수사 결과 따라 경영권 향배 바뀔 수도

신동빈 1주일간 일본 더 머물며 檢 대응 방안 '고심'

신동주 '권토중래' 노린다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열린 25일 일본 도쿄 신주쿠 롯데홀딩스 본사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열린 25일 일본 도쿄 신주쿠 롯데홀딩스 본사에 취재진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 번 승리했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다음 주총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9월 말까지 석 달 동안 시간을 벌면서 검찰 수사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석 달은 롯데그룹 미래에 중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주총에서 제안한 ‘현 경영진 해임안’이 주주 과반 이상의 의결로 부결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임시주총 때와 같은 결과다. 결과적으로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일본 주주들의 ‘표심’은 흔들리지 않았던 셈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인 광윤사(28.1%) 외에는 뚜렷한 지지세력이 없었는데 이번에도 추가 지지를 확보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총 승리로 일단 한숨을 돌린 신동빈 회장은 앞으로 일주일 가량 일본에 더 머물며 검찰 수사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뒤 다음 주말쯤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검찰이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논란 △롯데 계열사의 각종 사업과정에서 인·허가 비리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은 ‘각 건 별로 설령 잘못은 있었다고 해도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이를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다’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롯데그룹 형제의 난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큰 물줄기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각종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물증을 잡고 ‘출국금지→소환 조사→구속’으로 이어지는 강도 높은 조치에 나설 경우 유·무죄 여부에 관계 없이 롯데 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한 탓이다. 최근 롯데 핵심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이 미국 액시올사(社) 인수를 포기하는 등 구체적인 방향에서 경영이 멈춰서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들도 대부분 출금 조치를 당해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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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신동빈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사실로 밝혀낼 경우 롯데그룹은 ‘집단경영체제’ 같은 새로운 경영 방식을 고안해낼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검찰 수사가 롯데 지배구조의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구조를 보면 종업원지주회(27.8%)가 기존 입장을 뒤집을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순식간에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5일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의견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5일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의견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 역시 “전혀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오는 9월 정기주총은 물론 필요하다면 그 전에라도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해 경영권을 ‘무한 공격’ 할 계획이다. SDJ코퍼레이션 측의 한 관계자는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는 언제든지 주주제안권을 통해 조총을 소집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조만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중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병세를 돌보며 검찰 수사를 준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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