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브렉스트에 연준 연내 금리인상 힘들다" 전망 확산

"달러ㆍ국채 가격 상승, 금융 불안에 미 경제도 타격"

일각 "충격 장기화 땐 인상은커녕 인하할 것" 예상까지

23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올해안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 힘들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금융시장이 더 악화될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커녕 인하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2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의 7월 금리인상 확률을 겨우 4.8%로 반영해 움직였다.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확률도 16.3%에 그쳤다. 당초 기준금리 인상 시기로 예상됐던 ‘9월설’도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UBS증권의 경우 브렉시트 결정 이후 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겨우 0.25%로 예측했다. 9월 금리인상이 완전히 물 건너갔다는 뜻이다.

실제 브렉시트가 달러화 가치 급등, 국채 수익률 급락(가격 급등), 주가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폭 등의 후폭풍을 몰고 오면서 이미 기업 투자, 수출 등이 부진한 미 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브렉시트로 투자가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16.4bp(1bp=0.01%) 급락한 1.577%를 기록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도 전날보다 1.97%나 급등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지난 21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브렉시트가 실현되면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미국 경제 전망에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또 그는 이번달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꼽기도 했다. 당시 옐런 의장은 연내 1~2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브렉시트 결정은 미 경제전망을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때는 미국 경제가 악화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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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각에서는 연준이 오히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FF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7.2%로 내다봤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11.9%로 나타났다. 이날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전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영국의 EU 탈퇴로 겁을 먹은 투자가들이 미국 자산을 대거 사들일 수 있다”며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 연준이 7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준 통화정책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아직 섣부른 상황이다. 브렉시트로 금융시장 혼란이 장기화하고 미 경제 충격이 현실화한다면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물 건너가는 동시에 금리인하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영국의 질서 있는 EU 탈퇴, 각국 중앙은행들과 맺은 통화스와프를 통한 연준의 달러화 공급 등으로 빠른 시일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경우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시기도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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