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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EU 탈퇴 움직임 확산될까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시장의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가 결정됐다. 환율시장에서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8.1% 폭락했고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엔화는 3.9% 올랐다. 주식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3.1%, 코스닥지수는 4.8% 급락했다. 특히 유로스톡스(Eurostoxx)50 지수는 8.6%나 폭락했다. 금융시장이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예측했기 때문에 가격조정 현상은 더욱 심하게 나타났다.

브렉시트 이후 가장 확실한 한 가지는 영국 경제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위축에 따른 충격을 제일 먼저 겪을 것이라는 점이다. 불확실성은 다른 EU 국가의 추가 탈퇴 여부다.

영국의 금융시장은 상당 기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다. 이는 국제 금융 중심지로 불리는 런던의 지위를 뒤바꿀 가능성이 높다. 영국 경제에서 금융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에 이른다. 또한 전체 고용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영국 경제가 0.8%포인트의 성장률 하락을 경험하리라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떠오른 다른 EU 국가의 탈퇴는 분리 독립 운동 세력의 지지율 변화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최근 유럽 지역에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EU 내 주요국 국민 다수가 ‘탈퇴’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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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EU의 행보는 명확하다. 브렉시트 이후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남은 가입국의 결속을 다지는 것이다. 일단 프랑스·독일 정상회담에 이어 28~29일에는 EU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여기서 어떠한 정책이 나올지가 중요해졌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할 수 있는 것은 준비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 역시 브렉시트와 관련해 “필요하면 확고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하면 주요국 중앙은행은 유동성 확대 또는 경기부양책을 이른 시일 안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

다행히도 스페인 총선 결과를 보듯 브렉시트 이후 금융시장 혼란을 계기로 EU 탈퇴를 주장한 정치세력의 힘이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주식시장도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하락했지만 점차 반등에 나설 것이다. 코스피지수의 최저점은 1,850선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오히려 적절한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예측과 달리 영국 외 다른 나라의 EU 이탈 움직임이 확산된다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 경제는 다시 침체에 접어들 것이다. 결국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정치 결사체의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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