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해운동맹 2M, 현대상선 가입 직전 産銀 만났다

채권단 경영정상화 회생의지 피력

2M 경영진 '가입 허용'으로 선회

현대상선이 지난 23일 세계 최대 해운 동맹체인 2M 가입 추진을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2M을 구성하고 있는 세계 1,2위 선사 덴마크 머스크라인과 스위스 MSC의 최고 경영진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 고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적 선사인 현대상선의 경영 정상화를 향한 채권단과 정부 당국의 강한 의지를 눈으로 확인하고서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준 것이다.

27일 해운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머스크와 MSC의 최고 경영진은 지난주 초 방한해 정용석 산업은행 기업 구조조정 담당 부행장을 비밀리에 만났다. 정 부행장은 머스크와 MSC 최고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2M 측에서 현대상선에 대한 채권단의 분위기를 살피러 왔다”고 전했다.


2M의 경영진은 채권단의 설명을 듣고 나서 현대상선의 2M 가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전격적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머스크와 MSC 경영진이 채권단 관계자를 만나 얘기를 듣더니 현대상선의 2M 가입 추진에 대한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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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의 확고한 정상화 의지를 확인한 2M 측은 현대상선이 국내 유일의 국적 정기 선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나름의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용선료 협상과 채무 조정을 마무리한 현대상선은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크지만 반대로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은 낮게 봤다는 의미다. 이는 현대상선의 2M 가입이 향후 현대상선 인수를 노린 머스크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는 일부 추측을 불식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덴마크 해운전문 매체인 ‘시핑 와치(shippingwatch)’는 최근 해운전문 컨설팅 회사인 시인텔리전스의 라스 옌센 최고경영자(CEO)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2M이 현대상선 끌어들인 것은 머스크가 현대상선이 인수 대상으로 적절한 매물인지 시험해보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산업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채권단이 국적 선사를 해외로 매각하는 것은 국내 정서상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민규·한재영기자 cmk25@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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