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과 대서양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파나마운하가 102년 만에 확장 개통됐다. 중형선박만 통과할 수 있었던 운하의 물동량이 크게 증가해 세계 물류산업의 판도도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26일(현지시간) 파나마 정부는 칠레·대만 등 12개국 정상을 포함한 68개국 정부 대표와 시민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운하의 태평양 쪽에 위치한 코콜리 갑문에서 개통식을 개최했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은 축사에서 “오늘은 위대한 파나마가 하나 되는 날”이라며 “새 운하는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거대한 통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통식은 이날 대서양 쪽 관문인 아구아클라라 갑문을 통과한 중국계 선박 코스코시핑 파나마호가 코콜리 갑문을 지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운하의 상업운행은 27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파나마 정부는 지난 2007년 기존 운하 옆에 새로운 운하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확장공사를 개시했다. 9년 동안 들어간 비용만도 52억5,000만달러(약 6조2,013억원)에 달한다. 기존 운하는 폭 32m, 길이 295m의 ‘파나막스’급 선박만 통행이 가능했지만 새 운하는 폭 49m, 길이 366m의 ‘포스트파나막스’급 선박도 지나갈 수 있다. 파나마 정부는 새 운하 개통으로 파나마운하의 세계 해상물류 시장 점유율이 현재의 5%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나고 10년 내 통항수입도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나마운하 확장이 세계 물류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확장개통으로 전 세계 모든 선박의 97%가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게 됐다”며 “해운산업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