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워커힐’이라는 이름의 주인인 월턴 워커 장군의 후손들이다. 워커 장군은 6·25전쟁 때 참전했다 전사한 미8군 사령관이다.
워커힐은 6·25전쟁 66주년을 맞아 23일 워커 장군의 손자인 샘 워커 부부와 증손자인 조지프 버나드 워커, 월턴 해리스 워커를 초대해 기념비 헌화 및 추모식을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워커 일가는 워커힐 역사사진전을 관람하고 워커힐 내에 있는 두 개의 한식당 ‘온달’ 및 ‘명월관’에서 환영 만찬을 즐겼다.
워커힐이 워커 장군의 이름을 따온 것은 이 호텔이 외래 관광객 및 주한 유엔군 휴가장병 유치시설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 초기 일본 등에서 휴가를 보내는 주한미군 장병을 유치해 외화를 벌기 위해 호텔을 짓기로 하면서 설립 취지에 맞게 외국어로 이름을 짓는다는 원칙을 정하고 각계에 의견을 물은 결과 최종적으로 워커힐이라는 이름이 낙찰된 것. 설계에는 김수근 등 당시 국내 건축설계 권위자 6명이 참여했다.
1963년 4월 약 66만㎡(20만평)의 방대한 부지에 호텔·민속관·빌라 등 26개의 각종 위락시설을 갖춘 워커힐이 문을 열었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 이용실적이 예상 밖으로 저조해 적자운영에 시달리다 1973년 선경(현 SK)에 인수됐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