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로터리]거품 빼고 내실 꾀하는 제주의 '새로운 성장'

원희룡 제주도지사






연간 순 유입 인구 1만명, 한 해 관광객 1,300만명,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난 2006년 대비 9년간 지방세 증가율 159.2%(전국 1위) 등의 수식어가 말해주는 것처럼 제주도는 지난 10여년간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제주도의 인지도와 위상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도민들의 체감 정도는 다르다. 관광객은 어느 때보다 많지만 제주도 관광객의 85%를 차지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저가 덤핑 관광 등으로 도민에게 실질적인 수입이 돌아가지 않는다. 투자이민제로 제주에 부동산 광풍이 불었지만 난개발과 환경오염 등의 부작용이 일었고 정작 고용 창출 등의 지역 경제 효과는 미흡했다. 그동안 외래 자본에 땅만 빌려주고 투자 효과가 제주 밖으로 빠져나가는 외형적 성장만 이뤄진 셈이다. 또 최근 큰 폭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고 하지만 사회적 약자인 청년세대와 신혼부부에게는 오히려 내 집 마련이 암담해졌다. 제주도 전역의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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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성장 효과가 도민 속으로 스며들어 체감되기 위해서는 도내 자본이 자라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질적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제주도는 지속 가능한 도민주도형 자본순환 체제를 만들기 위해 도민 주도로 공사가 자본을 형성하고 공공재 등의 수익을 지역과 인재 양성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가고 있다. 또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마을기업 등의 경제 주체가 외래 자본과 상생하는 새로운 협력적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규모의 한계를 넘어 첨단산업을 제주에서 일으키는 창조적 성장, 생태적 성장이야말로 제주의 향후 100년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다가오는 4차 혁명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제주도는 미래 100년 먹거리 방안으로 코딩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이 이미 발 빠르게 학생들에게 코딩 교육을 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교육부도 오는 2018년부터 코딩을 국어나 수학처럼 교과 과정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벌써 국내에서는 코딩 선행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 한 달에 200만원짜리 코딩 유치원에 800만원짜리 미국 일주일 코딩캠프가 등장했다. 제주도는 올 하반기부터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코딩 시범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교육에서 제대로 된 코딩 교육을 해줄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고 커리큘럼을 구성해 사교육비 부담 없이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부터 코딩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주도가 특별자치도인 점을 활용해 교육 특별 지대를 만들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스티브 잡스가 왜 꼭 코딩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는지 직접 알아보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코딩 교육으로 농업과 관광·에너지 등 모든 분야에서 코딩 마인드, 창의적 사고력을 가진 인력이 배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제주도는 미래를 보는 창이다. 지리적·환경적 특성을 살려 국제학교를 유치하고 영어교육도시를 조성하며 한발 앞서나간 제주도는 이제 새로운 성장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품에 안을 것이다.

광주=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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