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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먹먹한 '꼰대인생'…안방극장 울린 디마프

리얼 설정·묵직한 대사+빛나는 연기력

작가 노희경-老배우들 앙상블 돋보여

내달 2일 종영 앞두고 시청률 5% 돌파

내달 2일 종영을 앞둔 tvN의 월화극 ‘디어 마이 프렌즈’가 시청률 5%를 넘기는 등 묵직한 감동을 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아니, 사로잡는다기보다는 눈물을 마르지 않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 방송을 탄 희자 역의 배우 김혜자의 치매 연기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로 방송 직후부터 화제다. 또 딸 완(고현정)이 엄마 난희(고두심)가 암선고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과 회한은 모든 자식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이른바 ‘꼰대’들 즉 최소한 인생을 60년 이상을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드라마 초반은 20~30대의 젊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없을 정도의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이에 순종하는 어머니 등이 그려졌다. 시도 때도 없이 아내에게 막말을 해대고, 코앞에 있는 물건을 집어 달라고 부르는 남편(신구)이자 아버지를 보는 시청자들은 매우 불편했으며, 이런 남편의 요구를 군말 없이 따르다가 “우리 세계 일주 할거지?”라며 애교를 부리는 아내(나문희)이자 어머니의 모습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대체 왜 저렇게까지 해가면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회의감이 들기에 충분했다. 엄마 난희(고두심)와 딸 완(고현정)의 관계 설정 또한 너무 ‘리얼’해서 외면하고 싶을 정도였다. 누구나 진실을 마주하는 일에는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 아닌가.


그러나 노희경 작가는 노련했다. 그는 주인공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과 그들이 살아온 인생들을 한 꺼풀 한 꺼풀 벗겨 내면서 결국에는 그들을 이해하고 소통하게 하는 방식을 택했다. 소통의 시작은 불통에서 온다는 것을 이미 간파한 노 작가의 깊이와 노련함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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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화자인 완의 회상 장면과 내레이션을 통한 대사들은 감동의 크기와 깊이를 더했다. 노 작가의 삶에 대한 애정과 통찰이 절절히 드러났다. 특히 엄마의 동네 언니(나문희)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모두 슬퍼하는 가운데 장례식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장면을 보면서 완은 이렇게 말한다. “죽은 자는 죽은 자. 그래도 산 자는 살아야 한다고 분명히 선을 그을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확실히 분간할 때, 어쩔 수 없는 모든 것을 순리라고 받아들일 때, 나는 어른들이 산처럼 거대하고 위대하고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살면서 아무리 경험 많은 어른이어도 이 세상 내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단 한 번 뿐. 그래서 슬픈 건 어쩔 수 없이 슬픈 것, 늙은 딸이 늙은 엄마를 그렇게 보냈다.” 죽음도 삶의 한 조각, 살고 죽는 것은 자연스러운 섭리라는 것. 그러나 또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죽음은 언제나 슬프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세상에 잘한 일보다 잘못한 일이 더 많다고 그러니 우리의 삶은 언제나 남는 장사이며 넘치는 축복”이라는 대사 역시 듣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세상에 잘한 일을 한 개만 말해보라고 해도 우리는 선뜻 이거다 라고 말을 할 수 없지 않은가.

사진제공=CJ E&M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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