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신사업·신시장에 꽂힌 삼성사장들

삼성 사장단 상반기 뭘 공부했나 보니

23회 강연 중 AI 등 10회 열공

이란·인도 경제 동향 등 탐구도

미래 성장동력 찾기 고뇌 엿보여



올해 상반기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는 신사업과 인도·이란 등 신시장 개척에 주제가 집중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사회에 대한 고민이 담긴 인문사회학 강연이 많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신기술 및 과학을 다룬 강연이 늘었다.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삼성의 관심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6월 넷째주까지 진행된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 주제를 분석한 결과 총 23회 강연 중 신산업의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수학·바이오 강연이 10회로 가장 많았다.

삼성 사장단의 신사업에 대한 공부는 연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2월 선우명호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자율주행차에 대해 강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삼성종합기술원이 최근 자율주행차 관련 연구원을 공개채용 하는 등 미래 먹거리로 자율주행차에 주목하고 있다. 4월에는 심현철 KAIST 항공우주학과 교수가 ‘민간 무인기의 정책, 산업 동향 및 핵심 기술’을 주제로 드론·자율주행차 등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다양한 무인 운전 기술에 대해 강의했다.


이세돌과 구글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관심이 높아진 AI와 딥러닝에 대한 강의도 이어졌다. 3월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인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가 컴퓨터가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의 근간이 되는 수학적 사고에 대해 강연했다. 딥러닝이란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해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분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의미한다. 이어 5월에는 최승진 포스텍 교수가 ‘딥러닝 :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강의했다. 최 교수는 국내 AI 분야 연구의 선구자로 포스텍 기계학습연구실을 이끌며 사람처럼 듣고 보고 읽는 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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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신시장에 대한 탐구도 이어졌다. 올 1월 비크람 도래스와미 주한 인도대사가 ‘변화하는 인도 경제 동향 및 전망’에 대해 강연했다. 도래스와미 주한 인도 대사는 매년 고성장을 이어가는 인도의 경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강연을 마친 후 도래스와미 대사는 “삼성 사장단이 최근 인도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변화에 대해 매우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4월 초에는 송웅엽 외교 특임대사가 이란 시장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전했다. 이란은 올해 1월 경제제재가 해제된 후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지난해는 인문·사회학 강연이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관련 강연이 대폭 줄었다. 올해는 장원섭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의 ‘현대적 의미의 장인과 장인성’,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인구변동으로 예측한 10년뒤 사회’, 설혜심 연세대 사학과 교수의 영국 역사와 문화 강의가 진행됐다.

매주 수요일 아침 삼성 그룹 사장단이 함께 듣는 강연 주제에는 항상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 그룹의 핵심 수뇌부가 듣는 만큼 강연 주제와 삼성의 사업 전략과 연관 짓는 시각도 많다.

수요사장단 협의회는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 때부터 의사 결정기구였던 ‘수요회’가 모체다. 특검으로 경영에서 물러났던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0년 경영에 복귀하면서 수요 사장단 회의로 이름을 바꾸고 공부 모임으로 성격이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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