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권홍우기자의 군사·무기 이야기] 크루세이더급 K-9 탄생하나?

인원 5명→2명 감축, 발사속도,사거리↑

K-55A1에도 적용 가능, 기술수출 기대

K-9 자주포의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대규모 개량이 추진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최근 국제 미래포병발전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주요 개량 사업 개념도.K-9 자주포의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대규모 개량이 추진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최근 국제 미래포병발전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주요 개량 사업 개념도.




K-9 자주포의 대대적인 개량이 추진된다. 자동화와 부분적 무인화, 사거리 연장 및 사격 속도 증대, 운용 요인 감소가 목표다. 방위사업청은 영국에서 지난달 말 열린 국제 미래포병발전학술회의에서 운용 병력이 줄어들고 신속한 화력 대응이 가능한 수단으로 ‘로봇화한 곡사포(robotic howitzer)’ 개념을 발표했다.

방사청은 이를 위해 세부적으로 연구 과제를 나눠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둔감화 단위장약 기술과 포신 마모수명 증대 개발 사업이 올해 10월부터 본격 시작돼 오는 2019년 9월 말까지 3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각각 26억원, 29억원의 개발 예산이 투입된다. 둔감화 단위장약이란 포탄을 날리는 추진력을 내는 새로운 장약을 뜻한다. 온도나 충격 등에 영향을 덜 받는 안정성이 확보된 미래 장약이 개발되면 같은 포탄이라도 더 멀리 발사할 수 있다. 포신 마모수명 증대는 기존의 약실 부분뿐 아니라 강선(포신 내 홈)을 포함한 전체에 크롬을 도금하고 강선 자체도 재설계해 발사 시 추진 가스와 열, 기계적 접촉으로 마모되는 정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기술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또 K-9 자주포의 완전 자동장전과 부분적 무인화 개량에 착수했다. 2021년까지 5년 동안 추진될 개량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에 5명이던 운용 병력을 평상시 3명, 비상시 2명까지 줄일 수 있다. 특히 외부 원격 제어를 통해서도 자주포를 가동하고 포를 발사하는 성능을 갖추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격 제어가 가능해지면 위급 상황에서 병사들이 포상에 뛰어가지 않고도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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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과 ADD가 추진하고 있는 모든 기술의 개발이 완료되면 K-9 자주포의 분당 지속 발사 속도는 기존의 6발에서 10발 이상으로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적어도 발사 속도에서만큼은 미국이 개발을 포기한 크루세이더 자주포와 동등한 수준의 국산 자주포 탄생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이 경우 K-9은 세계 최고 성능의 자주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밀리터리 사이트인 밀리돔의 최현호 운영진 대표는 “개발이 성공하면 획기적인 성능 개량은 물론 병력 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군 인력 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련 기술이 K-9 자주포뿐 아니라 K-55A1 자주포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대표는 특히 “서방국가들의 표준 자주포라고 할 수 있는 미국제 M-109(K-55의 원형)의 개량 수요가 많아 수출 증대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 군이 기존 무기체계에 대해 이같이 대규모 개량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도 ‘진화적 개발’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전차와 자주포·장갑차 등의 꾸준한 확충으로 ‘신규 수요 절벽’에 봉착하게 될 국내 방위산업계에서도 진화적 개발은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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