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멘트에 꽂힌 사모투자펀드

현금창출력 높고·업황 회복 기대

PEF, 시멘트회사 지분 잇달아 매입



최근 사모투자펀드(PEF) 업계가 잇달아 시멘트 회사들의 지분을 경쟁적으로 사들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쌍용양회(003410)의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2대 주주인 태평양시멘트가 보유한 지분 32.36%를 사들여 지분율을 79%까지 늘렸다. 경영권을 확고히 해 효율적으로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21일 진행됐던 동양시멘트(038500)의 2대 주주지분 19.09% 매각에는 국내외 PEF 세 곳이 참여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매각이 지연됐지만 PEF들이 인수전에 다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외에도 매물로 나올 예정인 현대시멘트(006390) 인수전에도 다수의 PEF들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PEF 관계자들은 시멘트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으로 △높은 현금 창출력 △업황 회복 기대 △업계 재편 가능성 등을 꼽고 있다. PEF 한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글랜우드PE·베어링PEA·산은PE 등이 잇달아 시멘트 회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업계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현재 업계 6위인 현대시멘트를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사업자와 손을 잡고 언제든지 1위 사업자로 등극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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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들이 시멘트 기업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현금 창출력이다. 현재 국내 시멘트 시장은 쌍용양회·동양시멘트·성신양회(004980) 등 일곱 곳의 회사가 각각 7~20%의 시장점유율로 전체 시장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개별 회사의 시장점유율도 좀처럼 변하지 않아 사실상 과점체제가 유지되다 보니 신규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7개 시멘트 회사들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7~10%로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건설경기 회복으로 시멘트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하고 있다. 현재 시멘트 가격은 최근 두 차례에 걸친 가격전쟁으로 크게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시멘트 가격이 바닥을 친 만큼 앞으로는 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3월부터 신규 아파트 착공이 본격화하면서 시멘트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처럼 시멘트 업계 재편이 일어날 경우 기업가치를 훨씬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중국의 경우 정부 주도로 설비규모가 작은 시멘트 회사들은 폐업을 유도했고 글로벌 시멘트 기업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그 결과 시멘트 단가가 올라가며 업계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는 과거 모건스탠리PE 시절 중국 시멘트업계가 구조조정에 나서기 직전 산둥성 소재 시멘트업체인 산수이시멘트를 사들였다. 이후 업계가 재편되면서 투자원금 대비 네 배의 수익을 거둔 경험을 갖고 있다.

PEF업계 관계자는 “PEF들이 현재 시멘트 기업의 가치가 바닥이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지분 인수에 나서고 있다”며 “시멘트 기업들은 대부분 설비투자를 이미 끝내 기존 설비를 유지·보수만 하면 되기 때문에 추가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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