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철강업계 보릿고개 넘었지만…하반기는 '가시밭길'

철강 2분기 실적 들여다보니

철강재 가격 인상에 포스코·현대제철 2분기 수익성 개선

"하반기 中 부동산 침체·국내 건설경기 주춤"…수요 줄듯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지난 1·4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12조4,612억원, 영업이익 6,598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규모는 직전 분기보다 10.4% 줄었지만, 주요 철강재 가격을 인상한 덕에 수익성이 개선돼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3.7% 늘었다. 현대제철도 매출 3조7,438억원, 영업이익 2,692억원을 내 비수기임에도 선방했다. 바닥을 다지고 연초부터 본격화 한 주요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2분기에도 이 같은 실적 반등이 지속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중국(發)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그나마 버팀목이었던 국내 건설 경기도 회복세도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마냥 웃을 수만도 없는 처지다. 게다가 철강업종을 공급 과잉 업종으로 지정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도 예고돼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 산업 구조조정은 상당 부분 진행된 부분이 있지만 중국 경기 상황과 맞물려 구조조정이 어떤 방향으로 튈지 몰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 1분기 뛰어넘을 수도=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철강업계의 2분기 실적은 일단 긍정적이다. 황은연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2분기 실적이 지난 1분기 실적 개선 폭을 웃돌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2분기 영업이익이 7,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적 호조를 기대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연초부터 계속된 철강재 가격 인상과 건설 경기 회복 덕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4월 말 중국 내 열연 유통 가격은 지난해 말 저점 대비 73.7% 급등했다. 냉연 역시 61.8% 상승했다. 중국 철강재 가격 상승은 덩달아 우리나라 업체들이 생산하는 철강재의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 포스코는 올해 초부터 6월까지 누적으로 열연 가격을 톤당 12만원 인상했고, 현대제철도 지난 3월부터 연속적으로 열연 강판 가격을 올렸다. 연초 대비 누적 인상액은 10만원 안팎이다. 철강회사로서는 수익성 개선에 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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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 경기 회복의 온기가 남아 있다는 점도 2분기 실적 전망을 밝게 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국내 건설 경기가 최근 몇 해 회복세에 있는데, 그 기조가 아직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시밭길 다시 시작되나= 2분기까지의 실적 전망은 밝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본격적인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은 중국 경기다. 이종형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경기가 2~3분기 정점을 통과해 연말로 갈수록 철강 수요 모멘텀이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철강 수요가 줄어들면 철강재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결과적으로 국내 철강사들의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 수요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좌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뿐 아니라 조선산업 수주 가뭄에 따른 후판 수요 감소를 일부 만회해줬던 국내 건설 경기도 회복세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 국내 건설 수주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28.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건설 경기 호조로 건설 현장에 투입되는 철근 수요가 충분해 중국산까지도 소화하고 있다”면서도 “하반기부터 건설 경기 위축이 본격화하면 철근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재 가격 등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철강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추진도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정부는 현재 민간 업체에 철강산업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한 상태다. 결과에 따라 공급 과잉 제품을 중심으로 한 중소 철강 업체들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될 수 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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