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머스크라인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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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1492년에 신대륙을 가장 먼저 발견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아메리카에 처음 발을 내디딘 유럽인은 다름 아닌 바이킹이었다. 콜럼버스에 앞서 500년 전부터 바이킹이 북미대륙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살았다는 기록은 곳곳에 남아 있다. 1960년에는 신대륙 최초의 바이킹 주거지가 뉴펀들랜드 북부에서 발견됐고 15세기 후반께 덴마크의 데인족이 동방으로 가려다가 북미에 도착했다는 기록도 있다. 척박한 지대의 바이킹으로서는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서라도 해양 진출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바이킹의 후손인 덴마크의 대표기업으로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라인이 꼽힌다. 머스크라인은 1904년 뱃사람이었던 아놀드 피터 몰러가 아버지인 피터 머스크 몰러와 함께 중고 증기선 1척으로 설립했다. 회사가 보유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박인 ‘트리플-E’는 6m 길이의 컨테이너 1만8,000개(1만8,000TEU)를 수송할 수 있으며 길이 399m, 폭 59m로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보다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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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라인은 끊임없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거대 해운사로 성장해왔다. 1999년 네덜란드의 사프마린과 미국의 시랜드를 사들인 데 이어 2006년에는 영국·네덜란드의 피앤오 네들로이드까지 인수해 세계 컨테이너 선대의 약 15%를 보유한 해운업체로 도약했다. 그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터미널과 물류·운송업체, 석유 시추사업에도 진출하면서 해양물류 분야의 거대기업으로 명성을 쌓고 있다. 규모의 경제와 수직 계열화를 통해 극심한 해운 불황을 견뎌내는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최근 머스크라인이 경영난에 몰린 현대상선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가 일단 현대상선을 2M 해운동맹에 가입시킨 후 M&A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도 “제값만 받는다면 머스크에 팔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우리의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이 자칫 바이킹의 품에 안길 수도 있다니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참담할 따름이다./정상범 논설위원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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