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리조트·패션 선방에 바이오까지 선전…날개 펴는 삼성물산

2분기 흑자 돌아선 삼성물산

'적자 원흉' 건설부문 잠재부실 대거 털어

상사-식음료 협업 강화…올 해외진출도

'제일모직 합병' 시너지 창출은 숙제로





삼성물산이 정말 질곡의 시간을 이겨낸 것일까.


1·4분기에만 4,300억원대의 적자를 냈던 삼성물산이 2·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서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4분기부터 내내 분기 적자를 내던 삼성물산이 달라진 것이다. 건설이 나아졌고 리조트와 패션이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실적에 신규수주,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정리가 더해지면서 한동안 “시너지를 못 낸다”는 평가를 받던 삼성물산이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5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의 분위기가 좋다”며 “전체적으로 따져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전사 기준으로 지난해 3·4분기 2,43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4·4분기 89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올 1·4분기에도 4,348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던 건설 부문은 올 들어서도 잠재부실을 대거 떨어내면서 1·4분기에만 4,1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실상 건설 탓에 전체적으로 적자가 나는 구조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은 부실을 많이 털어내면서 기본 이익을 조금씩 내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리조트와 패션도 분위기가 괜찮다. 재계 관계자는 “리조트는 계절적으로 2·4분기가 좋지 않지만 올해는 상황이 괜찮다”며 “패션도 일부 상품의 성공에 힘입어 선방 수준은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4분기에 흑자를 이뤄내면서 올해 전체적으로도 적자를 면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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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호재가 많다.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올 것이고 자원개발 같은 일부 사업은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와 올 초, 지난달 3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삼성물산은 지난해 말 1만2,083명이었던 직원 수가 올 3월 말에는 1만1,473명으로 줄었다. 인적 구조조정의 경우 1~2년 뒤 판매관리비 감소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도 올 들어 매출을 내고 있다. 1·4분기에만 539억원을 기록했고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손자회사 격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유럽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올 들어 시작한 유럽에서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판매가 기대보다 실적이 좋다”고 했다.

부문 간 협업도 강화한다. 상사와 리조트 부문의 식음료(삼성웰스토리) 분야 협업은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지난달 물산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웰스토리는 중국 식자재 유통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앞으로도 상사 분야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진출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외에 최근에는 물산 건설 부문이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법인과 9,3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해 탄탄한 수익기반이 또 하나 생겼다. 건설 부문은 국내 주택사업도 매각 없이 꾸준히 해나가기로 했다.

삼성물산의 실적은 건설 부문이 좌우하는 만큼 건설 쪽이 좀 더 살아나면 전체적인 수익구조는 대폭 좋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건설 분야의 잠재손실을 많이 반영했기 때문에 지배구조 이슈만 보더라도 향후 실적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룹 내 위상과 주주들의 요구안을 감안하면 자산 매각 등을 통해서라도 올해 결산시 적자를 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제대로 내느냐는 앞으로도 숙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두 회사의 시너지는 재무적인 부분 이외에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물산의 경우 건설이 실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올 들어 꾸준히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기업가치와 시너지 제고를 위해 다양한 신규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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