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박평재 중기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 회장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해야 뿌리산업 생존"

[중기조합 이사장에 듣는다] <3> 박평재 중기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 회장

납품단가는 10년째 제자리인데

최저임금 상승에 인건비 부담 ↑

업종별 특성·인력 규모 고려해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경쟁력 유지

“납품단가는 10년 전과 비슷한데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납품 단가를 현실화하고 최저임금을 업종별·인원별로 차등해야 우리 뿌리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박평재 부산녹산도금사업협동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 회장·경일금속 대표)은 5일 부산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에 있는 조합 사무소에서 서울경제 취재진과 만나 모든 산업에 필수적인 뿌리산업에 대한 정책적·산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평재 부산녹산도금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5일 부산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에 있는 경일금속 생산 라인 앞에서 도금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강광우기자박평재 부산녹산도금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5일 부산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에 있는 경일금속 생산 라인 앞에서 도금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강광우기자




박 이사장은 “정책적으로 노동자를 8시간 근무시키고 2교대를 해서 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현실에서는 뿌리 산업에 유입되는 청년 인력이 적은데다 상위 벤더 업체들의 요구에 맞추다 보면 중소기업들은 계획 생산이 어렵고 잔업과 주말근무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은 시간당 6,030원이지만 야근과 주말근무를 하면 이 금액의 150%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업종별 특성과 인력 규모별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최저임금제를 운영해야 주조나 표면처리, 열처리, 금형, 용접 등 우리 뿌리산업의 경쟁력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인력이 유입되지 않다 보니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미 외국인 근로자들의 실질 지급 임금은 우리나라 인력보다 더 높다. 박 이사장은 “같은 업무를 하면 외국인과 우리나라 인력에 똑같은 임금을 지급하는데 주거비용과 식사비 등 간접비가 더 발생해 실질적으로 외국 인력에 대한 노무비가 더 든다”면서 “그래도 급여가 낮고 환경이 열악한 뿌리산업에 국내 인력은 들어올 생각을 안 하니 외국 인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공장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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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부담은 느는데 상위 벤더 업체들과의 납품 단가 협상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박 이사장은 “발주사와 납품사간의 납품단가 결정에는 사실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뿌리산업이 발전하려면 이익이 남아 추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지나친 단가 경쟁을 시키는 발주사들이 많아 산업이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의 사업체인 경일금속은 그나마 매출 다변화와 인수·합병으로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경일금속은 매출액이 50억원대다. 올해로 31주년을 맞은 도금업체인 경일금속은 1985년 설립 초기에는 바벨과 아령 등 운동기구를 도금하는 업체였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 공정라인을 추가 투자해 자동차 좌석머리받침대(헤드레스트) 도금 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2003년에는 자동차 엔진 부품 도금 사업에 뛰어들었고 2007년에는 금속 부품 용접 등을 하는 희성테크를 인수해 흑자 전환 시켰다. 그는 자신의 사업 수완과 패기를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 도금 업체들을 녹산산업단지에 모아 조합을 결성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도금업체들이 집적하게 되면서 공동 폐수처리장을 세우고 서로의 사업 영역을 조율해 상생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든 공로로 2013년에는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지역 회장에 위촉되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뿌리산업은 우리 산업에서 쓰이지 않는 데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매우 중요한 산업”이라며 “기초 산업이 튼튼해야 우리 산업계가 좋은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만큼 사명감을 갖고 뿌리산업 발전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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