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GS25 '1만호' 조기 달성에도 웃지 못한 까닭은

'공격 본색'으로 CU 맹추격

1분기나 앞당겨 1만호 돌파

점포당 매출은 900만원 '뚝'

영업이익률도 전년比 절반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올들어 무서운 속도로 가맹점을 늘리면서 점포당 매출 하락 등 실적 악화는 물론 무리한 마케팅으로 인한 사회적 비난 등 안팎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 특히 지난해말 구원투수로 등장한 3세 경영인인 허연수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질적성장을 통한 내실강화’를 공언했지만 실상 1위인 CU를 따라잡기 위해 외형성장에만 치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달 말 CU에 이어 업계 두번째로 1만 점포를 돌파했다. 오는 3·4분기에 달성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엄청난 증가세다. 이런 추세라면 GS25가 연말께 CU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GS25의 파격적인 확장 전략은 허연수 GS리테일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작은 아버지인 허승조 부회장을 도와 편의점 사업을 맡아왔던 허 대표가 회사 전면에 나서 ‘공격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관측이다. 허 대표는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4남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문제는 점포 늘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실적이 추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점포당 매출이 급락했다. GS25의 올 1·4분기 점포당 매출액은 1억2,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1,200만원)보다는 나아졌지만 전분기인 2015년 4·4분기(1억3,400만원)보다 900만원 줄었다. 점포당 매출이 가장 높았던 2015년 3·4분기(1억4,300만원) 비해서는 1,800만원이나 감소했다. “점포 하나하나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에 주력하겠다”는 허 대표의 약속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관련기사



핵심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반토막 났다. 지난 1·4분기 GS25의 영업이익률은 2.17%로 지난해 1·4분기(3.99%)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고, 바로 전 분기(2.82%)보다도 악화됐다. 지난해 담뱃값 인상에 따른 재고 효과가 일시적으로 실적을 왜곡시켰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허 대표의 첫 성적표는 같은 기간 CU(2.60%)보다도 한참 아래다. GS25의 덩치는 몰라보게 커졌지만 정작 가맹주 사이에선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점포 확장에 매달리다 보니 각종 무리수로 구설수에도 올랐다. 올 봄에는 카페인 함량이 과다한 ‘더 진한 커피 담은 커피우유’에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만화 캐릭터인 스누피를 활용했다가 네티즌의 뭇매를 맞고 부랴부랴 어린이·임산부 주의 문구를 넣었고, 지난달에는 신제품 스무디에 대한 페이스북 광고 영상에 ‘된장녀’, ‘된장각’ 등 여성혐오 표현을 썼다가 비판을 샀다.

GS25는 GS수퍼마켓이 지난해 0.3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올 1·4분기에는 적자까지 곤두박질 친 상태여서 GS리테일의 유일한 희망이다. GS25의 내실이 강화돼야만 GS수퍼마켓 등 다른 사업부의 극심한 부진을 그나마 상쇄할 수 있는 구조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이 포화 상태를 앞둔 상황에서 GS25가 몸집 부풀리기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선두업체답게 점포별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립부터 신경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경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