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4일 새로운 국가브랜드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를 공개했다. 문체부는 한글 명칭을 따로 내놓지는 않았지만 보통 ‘창의한국’으로 번역한다. 이는 국가브랜드를 내면서 근거한 내용 때문이다. 문체부는 “지난 1년 동안 국내외에서 ‘한국다움’에 대한 키워드를 공모한 결과 대한민국의 핵심가치로 창의(creativity)·열정(passion)·화합(harmony)이 나왔다”고 밝혔다. 즉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창의한국이 되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새 국가브랜드를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창조경제(creative economy)’와 연관시킨다. 창조경제라더니 국가브랜드도 ‘창조’ 운운한다는 식이다. 창조와 창의 모두 영어로는 ‘크리에이티브’다. 현 정부 임기에 따른 1년 반짜리로 평가절하도 한다. 반면 앞서 국가브랜드였던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는 2002년 만들어져 7년간 지속됐다.
기자가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2004년 노무현 정부가 내놓은 ‘창의한국’이 생각났다. 노무현 정부의 문화관광부(당시 명칭)는 1년여의 연구와 토의를 거쳐 ‘창의한국-21세기 새로운 문화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것이 문광부 자체 문화 비전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국가브랜드 성격과는 다르지만 이름과 주요 지향점은 똑같다. 창의한국도 영어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였다. 당시 문광부는 창의한국의 키워드로 창의성(creativity)·다양성(diversity)·역동성(vitality)을 제시했다.
시기는 12년 차이가 나고 정권 성격도 이른바 보수와 진보로 다르다고 하지만 결과는 많이 비슷하다. 과거의 창의성·다양성·역동성은 최근 국민 공모 키워드인 창의·열정·화합과 마찬가지다.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한국다움이 결국 그렇지 않을까.
2002년에 나온 첫 국가브랜드 다이내믹 코리아는 당시 월드컵을 홍보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또 창조경제라는 것도 당연한 말이다. 모든 것은 창조적이어야 한다. 2004년의 ‘창의한국’은 어떻게 됐을까. 문광부 장관이 물러나고(당시 이창동 문광부 장관은 비전 발표 한 달 만에 교체) 정권이 바뀌면서 흐지부지됐다. 2016년 ‘창의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한국·한국인을 가장 잘 표현할 국가브랜드는 무엇일까. ‘크리에이티브’를 사용하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영국이나 미국·프랑스도 ‘크리에이티브 브리튼(1998년)’ ‘크리에이티브 아메리카(2000년)’ ‘크리에이티브 프랑스(2015년)’를 사용했다. 누구인들 창의적이고 싶지 않을까. ‘크리에이티브 코리아’에 거는 기대가 크다.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