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 기업 "유럽사업 어찌할꼬"

브렉시트 시기 등 예측불허에

투자 보류·비상계획도 못세워

글로벌 기업들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가 몰고 온 짙은 안개로 유럽 사업의 방향타를 잃고 있다. 영국이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했지만 실제 이행 여부 및 시기, 유럽연합(EU)과 어느 정도로 갈라설지 가늠할 수 없어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조차 세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유럽의 많은 기업이 브렉시트 결정 이후 투자자에게 “‘플랜 B’를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고 밝힌다고 보도했다. 영국 이동통신회사인 보다폰은 “투표 결과는 영국 뉴베리의 본부를 유럽 어딘가로 옮겨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브렉시트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상황을 대변하듯 유럽 최대 항공사 중 한 곳인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올리리 사장은 “브렉시트의 의미를 내게 묻지 말라”며 “왜냐하면 우리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제선의 53%는 유럽 국가를 잇는 것이어서 브렉시트가 주는 충격이 크다. 지난달 23일 브렉시트 투표 이후 지난 4일까지 라이언에어 주가는 15.6% 떨어졌으며 이지제트는 29.5% 추락했다. 올리리 사장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최악의 충격”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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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영국을 EU에서 떼어내는 협상이 최소 2년은 걸리고 내년 이후에나 시작될 수 있는데 협상 결과는 예측불허여서 유럽 기업은 물론 영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 사업계획과 투자를 전면 보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유럽본부를 런던에 두고 있는 미국계 항공 관련 회사는 EU에서 상당한 연구개발 지원금을 받고 있어 본부 이전 여부를 놓고 고민이 크고 중국계 금융회사도 EU 금융규제 틀에 남기 위해 본부를 런던에서 아일랜드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면서도 정작 최종 결정은 미루고 있다. 영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영국 사업과 유럽 본부의 재배치 등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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