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은퇴자산을 주목해야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금이나 안전자산을 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금은 과연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안전자산에 해당하는가.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까. 금은 유용한 자산임에 틀림없지만 노후를 대비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채권은 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이자를 주지만 금은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보유해도 현금 흐름이 발생하지 않는다.

장기 자산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 흐름이다. 예일대 기금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데이비드 스웬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원유 선물을 사지 않고 유정을 보유한다. 원유는 현금 흐름이 없다. 이에 반해 유정은 현금 흐름이 있기 때문이다. 채권, 배당주식, 임대수입 등이 대표적으로 현금흐름을 주는 자산이다. 특히 노후에는 현금 흐름이 좋은 자산을 보유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우선 노후의 생활비를 자산의 현금 흐름으로 일치시킬 수 있다. 젊을 때는 계속 돈을 적립하지만 노후에는 근로 소득이 매우 줄어들게 된다. 이때부터는 기존에 모은 자산을 인출해서 충당해야 한다. 자산에서 꾸준한 현금 흐름이 발생하면 생활비 지출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현금 흐름이 없는 자산을 팔아서 충당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문제는 자산 가격이 오랫동안 전혀 오르지 않는 경우다. 예를 들어 20년 동안 자산가격이 전혀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면 현금 흐름이 있을 때는 중간에 유동성을 공급받기 때문에 충격이 덜하다. 현금 흐름이 없는 자산을 보유했다면 수입 없이 지내야 할 수도 있다. 자산 가격은 시점이 잘 맞지 않으면 20년 넘게 오르지 않을 때도 있다. 실제 일본과 대만의 주가지수는 25년 이상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도 본격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자산 가격이 과거와 다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현금 흐름이 있는 자산을 했다면 위험을 줄이는 게 가능하다.

아울러 현금 흐름이 있는 자산은 상대적으로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낮다. 현금 흐름이 없는 자산은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원칙으로 결정된다. 수급 요인의 변화에 따라 가격 변화가 크다는 뜻이다. 원유 가격이 150달러에서 단기간에 30달러 수준으로 급락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현금 흐름이 있는 자산은 가격 변동 폭이 비교적 낮다.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단기적인 거래에 적합한 자산을 찾는 투자자가 많아진다. 차라리 가격 하락으로 배당 수익률이 높아진 좋은 주식을 사 두는 것이 노후 자산관리에 더 알맞은 대처라고 본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