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가운데) 새누리당 의원이 계속되는 친박계의 당 대표 출마 구애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무성(오른쪽)·원유철 새누리당 의원과 앉아있는 모습이다./연합뉴스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계파 끝장전’으로 흐르고 있다. 비박계는 “차라리 출마해서 정정당당하게 싸우자”며 서 의원 출마 압박에 가세했다. 친박계는 기류변화가 감지됐다며 서 의원을 끝까지 설득해 당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 대표 경선 후보인 김용태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친박계의 서 의원 출마 압박을 ‘친박 패권주의’로 규정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의원은 “최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뒤로 물러나주기를 기대했지만 여전히 친박 패권으로 당을 이끌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면서 “서 의원은 뜸들이지 말고 이번 전대에 나와 국민과 당원에게 심판받기를 바란다”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출마 후보군에 없던 나경원 의원은 ‘서청원 대항마’를 자처했다. 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서 의원이 당 대표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 (서 의원이 나오면) 출마를 고민하겠다”며 말했다.
친박계의 구애가 이어지자 서 의원 측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추대론’이 나올 당시만 해도 극구 부인했던 서 의원은 최근 ‘고민 중’으로 선회했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이장우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 의원이 선당후사 정신을 가진 만큼 많은 분의 요청에 심사숙고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고심이 깊은 것 같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친박과 비박 모두 이유는 다르지만 내심 서 의원의 출마를 바라고 있다. 친박계는 최 의원의 불출마와 함께 내부 분열로 구심점을 잃은 상황에서 서 의원이 출마할 경우 자연스레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박계는 대립각을 세우며 ‘비박계 당 대표’의 필요성을 역설할 수 있다.
한편,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이 다시 기득권에만 집착하고 있다. 당 대표가 돼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주영·김용태 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이 의원에 이어 비박계 정병국 의원과 친박 한선교 의원은 오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출마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