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SKT-CJH 합병 무산] 뿔난 케이블업계, 공정위에 공개 질의서 "규제완화 외치더니 1년사이 왜 입장 바꿨나"

"지역사업권 폐지해야 한다더니

권역 점유율 내세워 반대" 지적

KT·LGU+·시민단체 등은

"소비자 피해 막는 조치" 반박





케이블TV업계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를 불허한 공정거래위원회에 공개 항의 질의서를 보냈다. 방송시장에서 과도한 시장점유율 규제를 완화·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공정위가 왜 1년만에 기존 입장을 뒤집으며 방송업계의 발전을 저해하느냐는 주장이다.


7일 한국케이블TV방송(SO)협의회는 전국 케이블TV방송사업자 명의로 M&A 불허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정재찬 공정위원장에게 발송했다. 협의회 소속 케이블TV 업계 대표들은 8일 조찬모임을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오는 15일 전원회의에서 M&A 심사보고서에 관한 최종심의를 하기로 했으나,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이날 사업자 의견 제출기한을 각각 이달 25일과 다음 달 4일까지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공정위는 곧 연장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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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는 질의서에서 “다채널 유료방송 경쟁 촉진과 소비자 후생 증진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위원회의 입장이 왜 갑자기 변경됐느냐”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방송법 등의 개정입법 논의 과정에서 특수관계자까지 합산한 가입자수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방송법 등의 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 했다. 협의회는 “위원회는 2012년 ‘다채널 유료방송 시장분석’ 보고서를 통해 케이블TV 지역사업권을 광역화 또는 폐지해야 한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며 “그런데 이번에 이례적으로 경쟁제한성 판단 기준에 ‘권역 점유율’을 주요 요인으로 내세웠다”고 꼬집었다. CJ헬로비전은 물론 케이블산업 전체가 불투명한 미래로 인해 정체현상을 겪고 신규 투자를 주저하는 등 손발이 묶일 수밖에 없게 됐다는 호소도 했다. CJ헬로비전의 경우 심사가 지체되며 제대로된 영업·마케팅을 펴지 못했고 M&A를 전제로 이미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은 CJ E&M에 넘겼고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자인 SK텔레콤에 경영전략이 고스란히 노출된 상태다.

이에 대해 공정위와 KT, LG유플러스, 참여연대 등 M&A 불허 찬성 측은 “2000년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로 소비자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며 “독과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방지를 위한 조치로 공정위가 대기업 눈치를 안보고 본연의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심사보고서 원안대로 불허 입장이 재확인된다면 앞으로 심사를 진행할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SK와 CJ 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해도 6개월~2년의 장기전에서 승소할 확률이 낮다는 지적이다.

한편 공정위를 관할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이진복 위원장(새누리당)은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공정위 기업결합심사가 120일로 정해져 있지만 7개월여만에 불허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심사기간을 과도하게 지연시키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결산 전체회의에서도 이번 이슈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민병권·조양준·권용민기자 newsroom@sedail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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