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신영자 구속에...긴장 고조되는 롯데

신영자 그룹 경영전반 큰 영향력 행사

형제 경영권 분쟁 변수로 작용할 수도

신이사장, 영장 심사때 통곡

진술과정서 '협상' 할수도

/연합뉴스/연합뉴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이 7일 결국 구속되면서 그룹의 긴장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롯데 오너 일가가 검찰에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거액을 챙기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배임수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신 이사장을 이날 새벽 구속 수감했다.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을 비롯한 롯데면세점 입점 업체들로부터 매장 관리에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30억여 원을 챙긴 혐의와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B사에서 회삿돈 40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신 이사장의 수사 결과를 지켜봤던 롯데그룹 임직원들은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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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신 이사장의 개인 비리 의혹일 뿐 그룹과 연관이 없다는 게 롯데 측 공식입장이지만, 그의 진술 강도에 따라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과 △형제 경영권 분쟁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우선 비자금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신 이사장을 수시로 불러 면세점 입점 비리와 더불어 비자금 조성 의혹을 집중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은 2012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표면상 그룹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쇼핑·호텔 등 핵심 계열사의 경영 전반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아버지를 어려워한 반면 신 이사장은 아버지와 상대적으로 가까워 롯데 주요 임직원들이 신영자 이사장을 더욱 어려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신영자 이사장이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결정적인 진술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올해 74세인 신 이사장이 구치소 생활을 오래 견디기는 어려운 만큼 검찰과 일종의 ‘협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 이사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대성통곡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본 롯데물산이 회계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핵심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의 입장 변화가 향후 경영권 분쟁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신격호 총괄회장 및 신동주 전 부회장과 동행해 이른바 ‘손가락 해임’을 지켜보며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3연승을 거두며 판세가 기울어지자 주요 행사에 신동빈 회장과 동행해 재차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서일범·진동영기자 squiz@sedaily.com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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