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P2P·크라우드펀딩 같은 서비스가 가장 대표적인 핀테크 비즈니스로 일컬어지던 시대가 있었다. 그렇지만 알파고의 활약 후 급부상한 인공지능(AI), 그리고 이를 투자에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등이 이제 최신 핀테크의 화두가 되고 있다.
지금 이슈의 중심에 있는 AI·로보어드바이저 등이 내년에도 가장 큰 화두로 계속 남아 있을까. 핀테크는 여전히 모든 산업에 걸쳐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모든 사람의 관심이 집중되는 화두는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역설적으로 필자는 무차별성 혹은 쏠림현상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가 유행과 분위기에 휩쓸려 일부 핀테크를 편식하고 있지 않나 짚고 싶은 것이다.
핀테크가 국내에 도입되던 초기 대부분의 업체가 시도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너나 할 것 없이 대부분 지급결제를 중심으로 했다. 그중 몇몇 비즈니스 모델은 과거와 다른 차별적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지만 또 다른 많은 업체는 기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정도의 비슷비슷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 형편이다. 간편송금 역시 기존 은행의 펌뱅킹을 원용하고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비슷한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로 차별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런 사정은 금융기관이라고 해 다를 바가 없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서비스 역시 차별성을 느끼기 쉽지 않으며 고객 입장에서 보면 더욱 그러하다.
이제 진정으로 어떤 것이 차별화된 창의성 있는 핀테크 서비스인지, 어떻게 핀테크가 고객과 함께 성장해 금융을 진화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또 하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은 바로 안전성이다.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독창성이나 사용의 편리함만이 강조되는 것이 아닌 사용자를 안전하게 지켜줄 핀테크가 필요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당초 핀테크가 생겨난 취지에 대해 생각할 때가 왔다. 결국은 고객을 위함이다. 고객에게 과거와 다른 안전하고 진정성 있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몇몇 서비스가 시장에 선을 보이고 고객 반응을 살피던 시기였다면 이제는 정말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차별적이고 진정성 있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권준석 신한은행 디지털운영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