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피 한 방울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판별 가능해진다

세브란스병원 연구팀, 혈액 속 지표 이용한 분석기법 개발

많은 양의 알코올 섭취가 없어도 간에 지방이 5% 이상 축적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 경화·간세포암종 등 각종 간 질환을 일으키고 심지어 심뇌혈관 질환·당뇨병·만성신장 질환과 같은 성인병 발생률을 높이기도 한다.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적은 양의 혈액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차봉수·이용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단백질로 구성된 혈액 속 호르몬 ‘ANGPTL 8’ 농도가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방간 유무가 확인된 134명의 환자군(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군 96명·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아닌 환자군 38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다양한 지표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보유한 환자군은 체질량 지수(BMI)를 포함한 각종 혈액 지표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보유하지 않은 환자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ANGPTL 8’ 수치가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관련기사



지방간 증세를 보이지 않는 집단은 0.900±0.574㎍/ℓ 수치를 보인 반면에, 비알코올성 지방간 증세를 보인 집단은 1.301±0.617㎍/ℓ로 측정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BMI 역시 지방간 증세와 비슷한 결과치를 나타냈다. 정상·과체중·비만 집단의 수치가 각각 0.828±0.356㎍/ℓ, 1.234±0.686㎍/ℓ, 1.271±0.608㎍/ℓ로 체질량 지수가 높을수록 ANGPTL 8 수치가 높아졌다.

이용호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평소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에 잘못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나중에 본인도 모르게 간 경화·당뇨병·심뇌혈관 질환과 같이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기 진단을 위해선 복부 초음파나 전산화 단층촬영(CT 검사)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영상검사를 시행하거나 간 조직 일부를 직접 떼어 살펴봐야 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같은 부담을 덜고, 피 한 방울로 충분히 지방간 예측·진단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