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현대차-현대중 동시 파업 ‘시동’

13일부터 파업 찬반투표 실시…가결 전망

20일 동시 파업 전망…23년 만의 공동 투쟁

자동차와 조선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13일 동시에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1990년 전후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을 이끌며 강력한 연대투쟁을 전개했던 양대 노조가 동시 파업을 위한 시동을 건 것으로 지역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13일 하루 전체 조합원 4만7,000여 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3일부터 15일 오후까지 3일 동안 전체 조합원 1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두 노조 모두 가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노조는 20일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여는 노동자대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며, 22일 금속노조 파업에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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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대표인 박유기 지부장은 지난 8일 임금협상 결렬 조합원 보고대회에서 “임금협상이 결렬돼 노동자의 강력한 무기인 총파업으로 간다”면서 “현대중공업 조합원들도 구조조정 저지 투쟁에 나서고 있고, 우리도 연대할 것”이라고 공동투쟁 방침을 재확인했다.

두 노조는 산별노조가 생기기 전인 1990년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가 모여 결성한 현총련의 핵심 사업장이었다. 한때 소속 노조가 30여 개에 달해 임금 및 단체협상과 함께 무노동 무임금 철회, 노동법 개정 반대투쟁 등 강력한 파업을 무기로 그룹은 물론 대정부 투쟁에도 앞장섰다. 산별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 2001년 해체했으며, 이후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면서 더 이상의 공동 투쟁은 없었다. 올해 두 노조의 동시 파업이 이뤄지면 1993년 현총련의 마지막 공동투쟁 이후 23년 만이다.

올해 다시 뭉쳤지만, 회사가 처한 속사정은 다르다. 현대차는 임금 인상 폭과 임금피크제, 승진 거부권 수용 등이 핵심이지만 현대중은 지원설비 부문 분사 등 회사의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파업 효과도 다르다. 현대차는 일부 공정만 멈춰도 전체 공장이 멈추는 라인 작업 특성으로 파업 효과가 크고, 즉각 나타난다. 반면 현대중은 작업이 나뉘어 있으며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보다 2∼3배 더 많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있어 파업 효과가 크지 않다. 하지만 20일 동시 파업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5일 교섭 결렬 선언과 함께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한 현대자동차의 조정 결과 ‘교섭을 좀 더 하라’는 의미의 ‘행정지도’ 결정이 나오면 다시 10일간의 조정 기간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울산=장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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