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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베트남은 달리는 말이다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전략팀장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전략팀장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뜻이다. 투자에서도 모멘텀 전략(상승 추세에 투자)은 가치투자 이상으로 주목을 받는다. 주가가 오르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과도하지만 않다면 동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올해 3월부터 해외주식형펀드 비과세 제도가 시행됐다. 갈수록 세금 혜택이 줄어드는 추세를 고려하면 투자자에게는 분명히 좋은 기회다. 비과세 혜택이 없더라도 성장 동력을 쉽게 찾기 힘든 국내 투자를 벗어나서 글로벌 자산 비중을 늘려간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해외주식형펀드에는 4개월 동안 약 6,500억원의 투자금이 모였다. 더 고무적인 대목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라는 글로벌 충격과 불확실성을 딛고 대부분의 비과세 해외펀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목할 신흥국 시장은 베트남이다. 개별 펀드 기준으로 보면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 판매 순위에서도 2위에 올라 있다. 베트남 펀드로의 유입된 자금도 연초 이후 1,000억원을 넘겼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외국인은 일반적으로 베트남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하고 있다. 베트남 안팎에서 상장된 ETF의 총 설정액은 7,000억원을 넘겼다. 최근 주요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베트남 시장의 비중확대 의견을 내놓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베트남의 대표지수인 VN인덱스는 연초 이후 12.6% 상승했다. 여러모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가 중 하나가 베트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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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 앞으로 추가 상승 요인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결론부터 언급하면 아직 베트남 시장은 과열됐다고 판단하기 이르다. 주식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4배 수준으로 주변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베트남 기업의 주당순이익(EPS)도 올해 10%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주요국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베트남은 연간 10%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외국인의 주식 종목별 투자 한도 상향은 올해와 내년까지 이어질 호재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미국의 대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의 12개 참여국 중에 베트남은 가장 큰 수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자유무역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다.

베트남은 연간 6%대 중반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국가다. 내년 이후에는 7%대 성장도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글로벌 저성장 국면에서는 성장을 지속하는 자산이나 국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베트남은 한참 달려가는 말과 같다.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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